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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원 순식간에 돈복사"..빗썸, 클릭 한번으로 62만개 '유령코인' 뿌렸다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9 07:28

수정 2026.02.09 07:28

빗썸 비트코인 2000개 오지급 논란
가상자산 거래소 신뢰 기반 흔들어
6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에 설치된 암호화폐 시세 현황판 앞에서 방문객들이 계좌 개설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은 종가 기준 2024년 10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인 6만6060달러를 기록했다. 2026.2.6 /사진=뉴스1
6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에 설치된 암호화폐 시세 현황판 앞에서 방문객들이 계좌 개설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은 종가 기준 2024년 10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인 6만6060달러를 기록했다. 2026.2.6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60조원대 비트코인 오(誤)지급 사고로 인해 코인 '장부 거래' 구조 맹점이 드러나며 ‘돈 복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빗썸 초유의 사고가 불러온 ‘돈 복사’ 논란

지난 6일 오후 빗썸 이용자 일부에게 비트코인이 2000개 입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자 249명에게 총 62만원을 주려던 것이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해 62만개의 비트코인을 지급하면서 벌어진 사고였다.

이는 이날 빗썸 기준 최저가인 8100만원으로 환산해도 1600억원 가치에 달하는 규모로, 이미 일부 당첨자는 비트코인 1788개를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이용자가 이렇게 받은 비트코인을 즉시 매도하는 과정에서 전날 오후 7시30분께 빗썸에서만 비트코인 가격이 8111만원까지 급락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혹스러운 사고의 후폭풍도 거세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거래소 실보유 비트코인보다 1%가량 적게 유지되던 '데이터베이스(장부·DB)상' 코인이 순식간에 1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사라지는 광경을 목격한 이용자들이 '돈 복사'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빗썸 같은 '중앙화 거래소(CEX)'는 고객이 입금한 코인을 자체 지갑에 보관한 뒤 매매가 이뤄질 때마다 블록체인에 직접 기록하지 않고, 장부상 잔고만 변경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개인 지갑을 서로 연결해 블록체인상 스마트 계약으로 코인을 거래하는 방식인 '탈중앙화 거래소(DEX)'와 구분되는 특징이다.

중앙화 거래소 방식은 거래 속도, 수수료, 편의성 등이 우수하지만, 시스템 오류 때 거래소가 실제 보유한 물량과 장부상 수량 간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이 때문에 국내 거래소들은 이용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가상자산 초과 보유 수량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그래픽]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 개요 (서울=연합뉴스)
[그래픽]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 개요 (서울=연합뉴스)

빗썸 보유 수량 12배 넘는 코인 62만개 오지급에 논란 커져

문제는 빗썸이 지난 6일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금을 지급하면서 보낸 62만개의 비트코인(60조7600억원 상당)이 실제 보유 수량의 12배가 넘는다는 점이다. 빗썸은 지난해 말 기준 재무실사 보고서에서 장부상 전체 가상자산 수량보다 실제 회사가 보유한 수량이 1.4% 더 많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3분기 말 보고서에서는 고객이 위탁한 4만2619개와 회사 소유의 175개 등 총 4만2794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사고 당시 빗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표시되는 비트코인 내부 유통량은 평소 약 4만6000개 수준에서 순식간에 66만개를 훌쩍 넘어섰다. 이는 전 세계 비트코인 총발행량(2100만개)의 3%에 달하는 막대한 수량으로, 장부상 거래 방식에 따라 당첨자들의 계좌에는 1인당 평균 2490개(244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찍혔다.

이에 대해 빗썸 측은 장부 숫자를 바꾸는 방식으로 비트코인을 '회수'한 뒤 "지갑에 보관된 코인 수량은 엄격한 회계 관리를 통해 고객 화면에 표시된 수량과 100%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는 여전히 거래소 안에서 사실상의 돈 복사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내부인 누군가가 실수가 아닌 고의로 장부상 코인을 생성해 유통해도 이용자로선 인지할 방법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보유한 것보다 훨씬 많은 코인을 유통해 출금이 불가능했던 경우"라며 "제도권 금융 관점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앙화 거래소에서 데이터베이스상 거래는 당연한 방식으로, 장부 거래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내부 통제, 리스크 관리, 실시간 잔고 검증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