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주식 토큰화 시장 규모가 지난달 말 기준 10억달러에 육박하며 전년동기대비 약 30배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토큰화증권에 대한 규제 가이던스를 발표해 제도적 불확실성을 낮추면서,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 등 전통 거래소가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를 수용하기 시작한 결과로 풀이된다.
10일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센토라에 따르면 토큰화된 주식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기준으로 약 9억6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200만달러에서 약 2900% 증가한 수치다. SEC 규제 방향이 명확해지면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나스닥도 미국 주식에 대해 주 5일 기준 하루 23시간 거래를 허용하는 ‘23x5 거래 시스템’을 이르면 올 하반기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존 증권 시스템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거래 및 결제 효율성을 높이는 보완적 수단으로 흡수하려는 전략이다.
앞서 로빈후드도 일요일 오후부터 금요일 오후까지 이어지는 ‘24/5 거래’를 운영하며 새로운 고객층을 흡수하고 있다.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에 따르면 장전·장후 거래 비중은 과거 한 자릿수 초반에서 최근 일일 거래량의 약 10% 수준까지 확대됐다.
특히 미국 토큰증권 인프라 기업 시큐리타이즈는 블랙록의 ‘비들(BUIDL)’ 펀드 등 기관 자산 토큰화 수요를 흡수하며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뿐만 아니라 안전자산인 국채 토큰화 시장도 격전지다. 서클(Circle)의 ‘USYC’가 블랙록 비들의 시가총액을 빠르게 추격하며 상위권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USYC는 파생상품 및 프라임 브로커리지 담보 인프라에 조기 통합되면서 자금 유입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디지털자산 관리 서비스 메타마스크는 온도 파이낸스와 협력해 가상자산 지갑(월렛)에서 직접 토큰화된 미국 주식 거래 서비스를 선보였다. 미국 외 지역 사용자들은 증권 계좌 개설 없이 월렛에서 테슬라·애플·엔비디아 등 200개 이상 미국 토큰증권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증권이 특정 거래소나 중개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월렛이란 새로운 유통 채널을 통해 배포되는 구조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국내 자본시장도 최근 토큰증권(STO) 관련 법 개정을 마무리하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경쟁의 초점이 ‘국가 단위의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감당할 시스템을 갖췄는가’로 수렴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사례에서 보듯 시스템 장애나 시장 교란은 투자자 신뢰에 치명적인 만큼, 인프라 완성도가 시장 선정의 최우선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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