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산업 대변환기 '배임죄 모호성' 해결해야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0 18:32

수정 2026.02.10 18:32

기업 경영 불확실성 해소 시급
경제 전문가들 "합리적 개선을"
경영판단 원칙 신설 주장도 나와
산업 대변환기 '배임죄 모호성' 해결해야
인공지능(AI)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 대변환기에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배임죄 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재계 호소가 나왔다. 학계 또한 배임죄 기준의 '모호성'에 대해 지적하고, 글로벌 스탠다드(표준)에 맞지 않다는 점을 들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국회는 "경제계가 요구하는 경영판단원칙의 명확화를 이루겠다"며 배임죄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줄이겠다고 화답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상근부회장(사진)은 1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배임죄 문제점과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지금은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나 배임죄로 인해 기업인들이 모험적 결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의 이익을 얻거나 제3자가 이익을 얻게 해 임무를 맡긴 사람에게 손해를 가한 범죄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와 같은 정상적 경영상의 판단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계에서는 과도한 형벌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학계 또한 배임죄 기준의 모호성을 두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제 발표를 맡은 안태준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배임죄 규정이 모호해서, 형법상 죄형법정주의가 요구하는 '명확성의 원칙'과 예측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자들이 자신의 행위가 형법상 금지된 행위인지 사전에 알기 어렵단 지적이다. '위험범' 법리를 오남용할 수 있는 문제도 지적했다. 현실적인 손해가 없더라도 '손해 발생의 위험'만으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실패할 수 있는 경영판단까지도 범죄로 몰아갈 소지가 생겼다.

안 교수는 배임죄가 기업경영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영판단원칙을 신설하자고 주장했다.
이익 충돌 없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내린 합리적 결정은 배임죄의 '임무 위배'가 아닌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을 신설하자는 것이다.

한편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경제형벌·민사책임합리화 태스크포스(TF) 단장은 이날 "배임죄가 논의가 복잡하고 검토가 길어지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경제계가 가장 강하게 요구하는 것이 경영판단원칙의 명확화라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이 부분은 여야, 당정 간 사실상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배임죄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줄이고, 사법 기관이민생과 경제를 자의적 혹은 불합리하게 통제하지 못하도록 법적 장치를 정교하게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