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설탕을 대신해 건강한 단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진 에리스리톨이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무설탕 아이스크림이나 에너지 음료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이 성분이 뇌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국제학술지 ‘응용생리학 저널’에 게재된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팀의 논문이 최근 온라인상에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연구팀은 실험실 환경에서 인간 세포를 에리스리톨 성분에 노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때 노출 농도는 일반적인 다이어트 음료를 섭취했을 때와 유사한 수준으로 설정했다.
실험을 시작한 지 불과 3시간 만에 뇌를 보호하는 보안 체계인 혈액-뇌 장벽 세포에서 급격한 변화가 포착됐다. 이 장벽은 영양분은 받아들이고 유해 물질의 침투는 차단하는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조사 결과 세포 내에서 혈전을 녹이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 수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단백질은 뇌졸중 발병을 억제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아울러 혈관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는 현상도 함께 발견됐다. 이러한 수축은 혈전이 혈관을 폐쇄해 뇌졸중을 유발하거나 뇌로 향하는 산소 및 영양 공급을 방해할 위험을 가중시킨다.
연구팀은 논문 결론을 통해 해당 감미료가 “허혈성 뇌졸중 위험 증가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에리스리톨이 인체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더욱 정밀한 후속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원인이 불분명한 젊은 층의 뇌졸중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발표되어 경각심을 더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젊은 성인층의 뇌졸중 발생률은 약 15% 급증했다.
에리스리톨의 유해성을 경고하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선 여러 대규모 조사에서도 이 감미료를 상습적으로 섭취할 경우 심장 질환이나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도출된 바 있다.
실제로 2023년 1000여 명의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혈중 에리스리톨 농도가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에 비해 뇌졸중 등 중증 심혈관 질환을 앓을 위험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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