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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스테이블코인'이 뭔데… 경제 기자의 美금융시장 탐색기 [내책 톺아보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2 18:22

수정 2026.02.12 19:17

김신영 작가가 전하는 새로운 돈의 시대, 스테이블코인
새로운 돈의 시대, 스테이블코인 김신영 / 원앤원북스
새로운 돈의 시대, 스테이블코인 김신영 / 원앤원북스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미국에서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이 만들어졌고 한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테마주가 급등·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관련 기사를 쓸 때마다 "스테이블코인은 '1코인=1달러'처럼 법정화폐에 가치가 고정되는 가상화폐를 뜻한다"라는 문장을 습관처럼 쓰고는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이 문장에 들어있는 많은 개념을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들었다.

스테이블, 코인, 달러, 법정화폐, 가치, 고정, 가상화폐 같은 개념 하나 하나에 담긴 역사와 의미를 제대로 알고 싶은 갈증이 생겼다. 달리 보면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존재를 통해 이런 개념들에 대해 처음으로 깊이, 제대로 생각해볼 계기가 생겼다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주변에 경제를 잘 안다는 사람들에게도 "그래서 스테이블코인이 뭔데?"라는 말을 참 많이 듣고 있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는 일확천금이라도 노려볼 수 있을 텐데, 도대체 돈에 가치가 고정되는 코인을 어디다 써먹느냐는 질문들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다양한 취재를 하면서, 이런 질문을 하는 한국인은 어찌 보면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국 화폐 가치가 자고 나면 반 토막 나는 아르헨티나 사람들, 옆 나라에 돈을 보내기가 힘들어 배낭에 돈을 싸 들고 위험하게 국경을 넘는 아프리카 무역상들에게는 미국 달러에 가치가 고정된 테더·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이 소중한 '대안적 돈'이 되어주고 있다.

이런 편리함을 악용하려는 세력도 많다. 탈세·돈세탁 같은 불법을 저지르려는 범죄자에게는 정부의 통제가 미치지 않으면서도 가치가 법정화폐에 고정되는 스테이블코인이 '나쁜 짓'을 도와줄 도구가 되어준다. 유엔에서 최근 나온 보고서를 보면 북한이 제재를 피해 불법 무기 거래를 하면서 테더로 대금을 받았다는 대목이 나온다. 나라 밖으로 돈을 빼돌리려는 이들에게도 스테이블코인은 유용하다. 부자들의 자본 유출이 껄끄러운 중국은 스테이블코인을 전면 금지하고 있는데, 이해가 된다.

아직 한국의 법정화폐인 '원'에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은 없다. 사실 세상에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99%가 미국 달러 기반이다. 최근 들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일어 국회에 관련 법이 여럿 계류돼 있다. 이에 대해서는 '돈의 혁신을 놓쳐선 안 된다'는 찬성론과 '이미 다양한 결제 서비스가 있는 한국의 스테이블코인은 불필요하며 자본 유출과 불법 행동만 부추길 것'이라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책은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뜨거운 논의의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기 위한 경제 기자로서의 고민과 탐색을 담았다.
이를 위해 여러 경제학자와 당국자를 인터뷰했고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사서 미국 거래소에 보내 '보상'을 받아보기도 했다. 책을 쓰기 시작할 때는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생각이 머릿속에 엉켜 있었는데, 돈의 과거·현재·미래를 짚어보고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나름의 견해가 정리되는 즐거움을 느꼈다.
독자들도 이 졸저를 통해 비슷한 경험을 하기를 소망해본다.

김신영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