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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설 연휴 간 '부동산 대첩'..정책 대안 토론은 부족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8 16:07

수정 2026.02.18 15:2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여야가 설 연휴 기간 부동산 이슈를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여권은 다주택 보유에 주어진 특혜가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한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다주택자 때리기'라고 규정하며 반시장주의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50억원 분당 아파트'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주택 6채'를 둘러싼 '부동산 대첩'으로 비화됐지만, 건전한 정책 대결을 펼치진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14~18일 이재명 정부의 '다주택자 때리기' 메시지를 비판하는 논평을 14개 내면서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데 몰두했다. 장 대표도 세 차례 노모의 발언을 인용하는 메시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하면서 다주택자들을 사회악으로 규정해서는 안된다고 반발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를 '부동산 독재' 정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설 밥상머리의 화두를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내로남불'을 부각하며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 실패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려는 의도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다주택자와 무주택자 간의 '갈라치기 정치'를 시도하고 있으며, '다주택자 때리기'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포퓰리즘을 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여당은 장 대표의 '주택 6채'를 겨냥한 공세를 펼쳤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장 대표는 민족의 대명절인 설날에도 국민을 위한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 대신 대통령을 향한 비난의 화살만 쏘고 있다"며 "오히려 6채 다주택으로 궁지에 몰리자 이를 어떻게든 모면해보겠다고 대통령의 1주택을 걸고 넘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도 "본인의 부동산 치부를 가리려 노모의 거처까지 방패 삼는 장 대표의 무책임한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집값 안정에 책임이 있는 제1야당 대표가 다주택 보유로 시장 불안을 상징하는 인물이 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여야는 설 연휴 기간 부동산과 관련된 정책 대결을 펼치지 않고, 정치공학적 비방전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예고한 상황이며, 이후 보유세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 등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번 설 연휴에는 이 같은 정책을 둘러싼 토론보다는 이재명 대통령과 장 대표를 서로 깎아 내리기 위한 공방전에 그쳤다.

개혁신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장 대표의 설전을 겨냥해 "정책 설득은 없고 정치 선동만 요란하다"며 "감정과 편 가르기에 기댄 부동산 정치는 결국 정책을 망치고 말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지금 필요한 것은 SNS 설전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정책, 그리고 책임 있는 국정 운영이다"며 "개혁신당은 갈등만 조장하는 부동산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 주거 안정이라는 본질에 집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민간 주도의 공급 확대와 이를 위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꾸준히 정책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며 "다주택자들을 악마화하고 채찍질만 하면서 당근을 주지 않으면 공급을 이끌어내 집값을 안정 시킬 수 있겠나. 국민의힘은 당근과 채찍을 모두 잘 활용하기 위한 대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집값 안정을 위해 이재명 정부를 지원하겠다며 고강도 수요억제책을 제시했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폐지를 위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적극 촉구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대상에서 비거주자를 제외하기 위한 소득세법 제95조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종합부동산세의 개편 및 강화를 통해 고가 주택 및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표준 구간을 촘촘하게 나누고 누진 세율을 강화해 세 부담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했다.
보유세 강화를 미뤄서는 안된다며 "토지분 종부세 강화, 택지소유상한법, 개발이익환수법 등 '신 토지공개념 3법' 역시 이재명표 부동산개혁을 든든히 지원할 것"이라고도 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