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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태아 동시 위협하는 '임신성 당뇨병'… 40세 이상 5명 중 1명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0 13:38

수정 2026.02.20 13:38

고령 임신 증가로 유병률 10년 새 7.6%
거대아·신생아 저혈당 등 태아 건강 직결
임산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임산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저출산 기조 속에서도 만혼(晩婚)이 고착화되면서 출산 연령대가 상향 이동하자, 산모들의 건강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고령 임산부에게 빈번하게 나타나는 ‘임신성 당뇨병’이 분만 건수 감소세와는 대조적으로 가파른 유병률 상승 곡선을 그리며 산모와 태아를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

20일 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연간 분만 건수는 약 40만 건에서 약 21만 건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임신성 당뇨병 진단 건수는 소폭 감소에 그쳐, 전체 분만 대비 발생 비율은 7.6%에서 12.4%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연령대별 격차가 뚜렷하다.

고령 임신 추세와 맞물려 우리나라 **40세 이상 산모 5명 중 1명(약 20%)**이 임신성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세은 교수는 “임신 중에는 태아에게 포도당을 공급하기 위해 태반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과정에서 산모의 몸은 자연스럽게 인슐린이 잘 듣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 상태가 된다”며 “이를 보상할 만큼 인슐린 분비가 충분하지 못할 때 임신성 당뇨병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임신성 당뇨병이 위험한 이유는 산모의 일시적인 혈당 상승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산모에게는 전자간증(임신중독증), 임신성 고혈압, 양수 과다증, 난산의 위험을 높인다.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욱 치명적이다. △거대아 출산 △신생아 저혈당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임신성 당뇨 산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는 소아비만이나 성인기 당뇨병 등 대사질환을 앓게 될 확률이 일반 아동보다 월등히 높다”며 “임화 중 혈당 관리는 아이의 평생 건강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임신성 당뇨병은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 임신 24~28주 사이 산전 검사를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진단을 받았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극단적인 식단 제한’이다.

박 교수는 “저칼로리 식사나 과도한 탄수화물 제한은 태아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부족하게 만들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며 “복합 탄수화물 중심의 분할 식사와 중등도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은 출산 후에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출산 후 4~12주 사이 추적 검사가 권고되며, 장기적으로 제2형 당뇨병으로 이행될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