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로봇의 두뇌를 만드는 경쟁에 게임사가 뛰어들었다. 가상세계의 물리 환경을 실시간으로 구현·운영해온 게임사의 시뮬레이션 역량이 로봇 행동을 학습시키는 가상 환경 구축 기술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AI 전문 자회사 NC AI는 피지컬 AI 핵심 기술로 꼽히는 월드모델(World Model)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최근 NC AI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주관하는 ‘피지컬 AI 모델 학습을 위한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기술개발’ 과제에 ‘K-피지컬 AI 얼라이언스’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엔씨가 월드모델 개발에 나선 배경에는 수십만 명이 동시에 접속하는 가상세계를 실시간으로 운영해온 게임 물리엔진 기술이 있다.
피지컬 AI 경쟁의 핵심이 알고리즘이 아닌 ‘물리 데이터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게임사의 진입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텍스트 중심의 생성형 AI와 달리,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 데이터는 확보 자체가 어렵고 비용이 높다. 산업 현장에서 로봇이 새로운 작업을 익히기 위해 반복 실험을 진행할 경우 장비 손상이나 생산성 저하 등의 부담이 뒤따른다.
반면 가상공간에서는 다양한 작업 시나리오를 반복적으로 생성할 수 있다. 실제 환경에서 구현이 어려운 재난 상황이나 비정형적인 공정 조건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재현할 수 있어 로봇이 현실에 투입되기 전 충분한 학습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엔씨는 게임 물리엔진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제조와 물류 등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로봇 지능 학습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국내 제조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해 로봇의 작업 수행 능력을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NC AI가 구성한 ‘K-피지컬 AI 얼라이언스’ 컨소시엄에는 펑션베이,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로보틱스·시뮬레이션 기업과 삼성SDS, 포스코DX, 롯데이노베이트 등 제조 기업이 참여해 향후 공장 및 물류 현장에서 기술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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