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강남시선

[강남視角] SNS 정치와 부동산 해법찾기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2 19:14

수정 2026.02.22 19:38

김경수 정치부 부장
김경수 정치부 부장

전 세계적으로 SNS 정치를 가장 많이 하는 정치인은 단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미국의 대내외 정책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정치적 발언들도 SNS를 통해 쏟아내고 있다.

한국과 관련된 핵추진잠수함 허용이나 25% 관세 인상 압박도 모두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SNS를 통해 먼저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SNS 정치는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지지자들의 미 의회 점거 사태 당시에 SNS 계정을 정지당한 바 있다.

또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유인원으로 희화화한 합성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올렸다가 비난을 받은 뒤 삭제하기도 했다. SNS는 게시 전까지 별다른 제동장치가 없다는 점에서 브레이크 없는 열차와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SNS 정치를 처음 시작하게 된 것은 기성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부정적 시선에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천문학적 금액의 소송을 대형 언론들을 향해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가장 활발한 SNS 정치의 첫 문을 열고 있다. 이 대통령의 SNS를 통한 국민과의 직접소통은 전례 없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월 1일부터 설 연휴까지 한달보름간 SNS에 올린 글은 무려 100여건에 달한다. 하루에 두 건 이상의 글을 올린 셈이다. 하루 동안 8건의 글을 올린 경우도 있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이런 행보가 전 국민에게 미친다는 점에서 '폭풍 SNS'로 칭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SNS는 언론 기사를 직접 게재해 여론 평가를 유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개인 SNS에 올린 글의 절반 이상은 기사 코멘트였다. 칭찬보다는 평가 위주의 글이 많았다.

이 대통령은 기사에 대한 불만을 직접 드러내기도 한다. 분야도 가리지 않고 있다. 경제, 사회, 북한, 외교, 정치 등 다양한 분야의 기사들이 대통령의 개인 SNS에 링크되고 있다. 심지어 이 대통령의 SNS는 국민들이 잠든 새벽시간에도 올라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정 걱정에 밤에 잠이 안 온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SNS 정치를 두고 순기능과 역기능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청와대가 생생하게 살아 있어 좋다는 반응과 함께 일각에선 대통령의 처신이 너무 가볍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과 유튜브 세상에서 더 이상 대통령이 근엄함만을 추구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게시글을 유형별로 보면 부동산 분야가 단일 주제로 월등히 많았다. 이 대통령은 최근 부동산 관련 내용을 밤낮으로 개인 SNS에 대거 올리고 있다. 이 대통령의 SNS를 통한 부동산 여론 조성은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문 정부 시기에 실시한 부동산 정책은 여론의 집중 질타를 받으면서 레임덕이 가속화됐다. 문 전 대통령조차 임기 말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퇴임 이후 가장 아쉬운 점으로 손꼽기도 했다.

하지만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원인은 따로 있었다. 문 정부 시절은 집값이 전 세계적으로 급상승하던 시기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정착하면서 집값이 급등했다. 코로나 초기 전문가들은 가격 하락을 예상했으나,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으로 오히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주요 선진국 대부분에서 10~20%대 급등했다.

조물주도 집값을 잡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던 시절이었다.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시장의 거대한 흐름을 읽지 못한 정책 당국자들의 오판이 컸던 셈이다.
이 정부는 문 정부의 뼈아픈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문 정부의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SNS 정치에 그쳐선 힘들다.
시장을 명확히 읽고 타격점을 정밀하게 맞춘 창의적인 부동산 정책이 필요하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