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도지코인 등 리테일 선호 자산 편입 ‘CEX-디파이’ 결합
원화마켓, 당국의 ‘가상자산 대여 가이드라인’에 묶여서 한계
원화마켓, 당국의 ‘가상자산 대여 가이드라인’에 묶여서 한계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가상자산 담보대출 상품의 담보 범위를 기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에서 엑스알피(XRP), 도지코인(DOGE), 카르다노(ADA), 라이트코인(LTC) 등 주요 알트코인으로 확대했다. 코인베이스 플랫폼 유동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인프라를 제도권 서비스에 통합하려는 전략이다. 이용자 역시 가상자산을 담보로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빌릴 수 있지만, 변동성이 높은 알트코인 특성상 가격 급락시 자동 청산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의 이번 서비스는 자체 대차대조표를 사용하지 않고 디파이 프로토콜인 ‘모포(Morpho)’를 통해 온체인상에서 실행되는 구조다. 즉 코인베이스를 통해 대출을 신청하면 이용자가 담보로 맡긴 코인은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컨트랙트(조건부 자동계약 체결)를 통해 자동으로 관리된다.
이에 따라 뉴욕주를 제외한 미국 기반 이용자는 보유한 알트코인을 담보로 최대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 한도 내에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빌릴 수 있다. 대출 실행 시 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은 49%로 설정되며, 담보 가치 하락으로 LTV가 62.5%를 초과하면 자동 청산이 발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인베이스가 보유 중인 XRP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약 172억 달러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잠재 대출 수요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 최윤영 연구원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중심 대출 시장이 리테일 투자자가 선호하는 시총 상위 알트코인으로 확장되면서, 플랫폼 수익 모델도 다변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확대된 담보자산의 높은 변동성은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코인 담보 대출 특성상 담보로 맡긴 가상자산 가치가 급락하면 시스템이 정해진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청산되기 때문이다. 앞서 이달 초 발생한 비트코인 가격 급락 구간에서 코인베이스의 모포 연계 대출 포지션 중 약 1억7000만 달러 규모의 담보 청산이 발생한 바 있다.
최 연구원은 “알트코인은 비트코인 대비 낙폭이 크고 속도가 빨라 자동 청산 민감도가 훨씬 높다”며 “자산을 다른 네트워크로 전환하는 ‘래핑(Wrapping)’ 과정도 과세 이벤트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 이용자들의 세무 리스크 관리가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도 지난해 9월부터 ‘가상자산사업자의 가상자산 대여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금융당국 기조에 따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자율규제 형태로 운영되며, 레버리지 서비스(담보가치 초과 대여)를 엄격히 제한한다. 개인 대주 한도 역시 최대 3000만~7000만원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코인베이스가 디파이 기술 등을 접목해 대출 외연을 넓히는 반면, 원화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원화마켓)는 보수적인 운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코인베이스 등 중앙화거래소(CEX)가 디파이 효율성을 흡수하며 진화 중이지만, 국내는 규제 불확실성 해소가 우선인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쟁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법제화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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