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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14조 ‘팔자’·기관 8조 ‘사자’…엇갈린 코스피 수급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1 14:46

수정 2026.03.01 14:45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 등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 등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 방향이 엇갈리며 코스피 시장 전반에서 수급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단기간에 대규모 매도에 나선 반면, 기관과 개인은 오히려 매수에 나서며 상반된 포지션을 취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도를 글로벌 변동성 확대에 따른 비중 축소로 해석하면서도, 이를 상승 추세 훼손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27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8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누적 14조4040억원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기관은 8조3294억원을 순매수하며 수급을 주도했고, 개인도 4조7913억원을 사들이며 매수 흐름에 동참했다.

기관은 지난달 6일부터 단 하루(23일)를 제외하고 연속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다.

종목별로 보면 수급 엇갈림은 코스피 대형주, 특히 반도체 대표 종목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해당 기간 기관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로 2조9329억원이 유입됐다. SK하이닉스(1조3693억원), 두산로보틱스(5610억원), 현대차(3163억원), 삼성전자우(2702억원)도 기관 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외국인 순매도 1위는 삼성전자로, 같은 기간 매도 규모가 13조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2조6998억원), 삼성전자우(-1조2603억원)도 외국인 매도 상위 종목으로 집계됐다.

개인 투자자 역시 코스피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가세했다. 개인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8조5876억원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도 1조244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내놓은 물량을 기관과 개인이 받아내는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주가 흐름을 보면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국면에서도 대형 반도체주 상승세는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2월 초 대비 지난달 말까지 약 40% 상승했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2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선 가운데서도 기관과 개인의 순매수세가 유입되며, 대형 반도체주 급등을 견인한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도의 배경으로 미국 기술주 변동성과 환율 상승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약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 등을 지목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업종이 글로벌 증시에서 차익 실현의 우선 대상이 되면서, 유동성이 높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황이나 중기 실적 전망에 대한 시각 변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반면 기관은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근거로 코스피 대형주 비중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이익 추정치 상향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수 급등에도 불구하고 기업 가치 부담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개인 자금 역시 단기 매매보다는 ETF와 대형주 중심의 패시브 자금 유입이 늘며 수급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당분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대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변수에 따른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현재 국면을 상승추세 훼손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은 중장기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지만, 강세장 내에서는 변동성이 확대되며 큰 폭의 조정이 나타나는 구간이 반복될 수 있다”며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2배는 단기적으로 저항선이 될 수 있으나, 과거보다 강화된 실적 흐름이 이를 정당화하면서 추가 고점 경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관측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