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인천∼두바이 노선 '운행 차질' 공지
[파이낸셜뉴스]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세계 에너지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면서 국내 물류 산업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송 차질로 인한 원유 가격 급등으로 해운사와 항공사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해운·항공업계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벌크선 비중이 큰 SK해운, 팬오션 등 해운사들과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SK해운과 팬오션은 유조선·벌크선 운용이 주력인 회사로, 호르무즈 해협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일부 해외 선사들은 이미 회항이나 우회 운항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중동 위기 때는 미·영 연합군의 호위를 받으며 운항했지만, 미국이 분쟁 당사자로 개입한 만큼 이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해운사들도 항로 변경과 비상 운항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업계에서도 운항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28일 공지를 통해 “중동 지역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관련 공역 제한으로 두바이 출·도착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이용 고객께서는 운항 정보를 미리 확인해 달라”고 안내했다.
적용 기간은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7일 0시까지이며, 대상 지역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다. 해당 기간 대한항공 노선은 총 12편이 편성됐는데, 지난 2월 28일 첫 편은 회항했고 다른 편들은 결항됐다. 대한항공은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인천∼두바이 노선을 주 7회(매일) 왕복 운항해 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향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후속 스케줄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지 상황에 따른 운항 정보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안내할 계획이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3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라 원유 가격 급등도 예상된다. 고환율이 유지되는 가운데 유가까지 급등하면 유류비 부담이 큰 해운사와 항공사의 비용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체 원유 도입량의 70%가량을 중동에 의지하고 있으며, 이 중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친다.
해운업은 통상 전체 매출의 16% 안팎을 연료비로 지출하는 만큼 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항로를 우회할 경우 운임이 오를 수 있고, 국제유가와 보험료 등 비용 부담 역시 급증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항공사들은 영업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항공유 상승분을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상쇄하기 어려워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항공사는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해외 체류비 등 주요 고정비용을 달러로 결제해 환율 상승 시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고 했지만 전날 HMM 컨테이너선이 입항하는 등 아직까지는 큰 피해가 집계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봉쇄가 구체화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 경기가 침체되면서 물동량 자체가 감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