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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포트] "韓 핀테크, 자본·서비스보다 기술 인프라가 성장 동력"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1 18:52

수정 2026.03.01 21:50

글로벌 핀테크 협력 플랫폼 GFTN
솝넨두 모한티 CEO, 韓시장 제언
韓,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 갖추고 있어
핀테크 분야 전략적 허브 잠재력 충분
전통 금융과 분리하면 성장 속도 저하
싱가포르처럼 비례적 규제 접근 필요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GFTN포럼 재팬 2026' 패널토론에서 전문가들이 '디지털자산 로드맵: 트래디파이, 은행,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라는 주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서혜진 도쿄특파원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GFTN포럼 재팬 2026' 패널토론에서 전문가들이 '디지털자산 로드맵: 트래디파이, 은행,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라는 주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서혜진 도쿄특파원
[글로벌 리포트] "韓 핀테크, 자본·서비스보다 기술 인프라가 성장 동력"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한국의 핀테크 산업은 인터넷 성장 속도에 비해 더디다. 핀테크와 기존 금융을 분리하기보다 하나의 통합된 체계로 정책을 설계할 때 성장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다" 솝넨두 모한티 GFTN(Global Finance & Technology Network)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지난달 26일 일본 '벨 살 도쿄 니혼바시'에서 열린 'GFTN포럼 재팬 2026' 현장에서 본지와 만나 한국 핀테크 시장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GFTN은 싱가포르 금융청(MAS)이 출범시킨 글로벌 핀테크 협력 플랫폼으로, 정책.자본.기술을 연결해 디지털 금융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모한티 CEO는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 해외 연사로 참여하는 등 한국 시장과도 접점을 이어오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말 방한했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개인적으로 한국 시장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역사적으로 한국은 매우 강력한 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디지털화된 국가 중 하나로 성장해왔다. 다만 핀테크 분야에서는 인터넷 성장 속도만큼 성장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본다. 한국은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잠재력이 매우 크다. 핀테크는 규제가 중요한 산업이다. 디지털 전환은 정책과 규제에 크게 의존한다. 한국에서는 핀테크, 규제, 디지털 전환이 함께 맞물려 움직이고 있는 단계라고 본다.

―성장 속도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핀테크를 기존 금융 시스템과는 다른 별도의 시스템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같은 금융 시스템이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일 뿐이다. 핀테크와 주류 금융을 하나의 정책 트랙으로 통합하는 국가들이 더 빠른 채택과 성장을 이룬다. 별도로 분리하면 발전 속도가 달라진다. 속도가 문제라기보다는 핀테크와 금융을 하나의 통합된 트랙으로 결합하고 그 위에 정책을 설계해 포괄적이고 집단적인 기술 도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정책은 항상 기술보다 늦다. 해결책은 '실험 기반 정책'이다. 빠른 테스트, 파일럿, 실험을 통해 민첩하게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싱가포르와 비교한다면.

▲싱가포르의 규제 체계에서는 핀테크를 은행과 별도로 취급하지 않는다. 고객확인(KYC), 자금세탁방지, 소비자 보호, 시장 건전성, 금융 안정성, 기술 리스크 관리, 건전성 규제 등 모든 요소를 동일한 프레임에서 다룬다. 은행이 10가지 업무를 하면 10가지 모두 규제를 받고 한 가지 업무만 하면 그에 비례해 규제를 받는다. 바로 비례적 규제다. 싱가포르는 이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페이나우(PayNow)와 디지털 공공 인프라는 성공적인 공공 모델로 자주 언급된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페이나우와 디지털 인프라는 '디지털 스택(Digital Stack)'에 기반한다. 이는 디지털 신원, 결제 시스템, 동의 시스템, 데이터 교환 체계로 구성된다. 페이나우는 이 디지털 스택의 일부다. 인도 역시 아다르, UPI, 동의 기반 데이터 교환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태국과 말레이시아도 유사한 모델을 도입했다. 핵심은 '동기'다. 싱가포르는 혁신과 소비자 경험이, 인도는 금융 포용이, 유럽은 시장 경쟁 촉진이 동기다. 각국의 동기에 따라 시스템 설계가 달라진다.

―한국에서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이 난항을 겪고 있다. 주요 쟁점에서 금융 당국과 업계, 학계, 법조계 사이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규제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된 예금에 대한 신뢰는 높다. 이는 중앙은행 안정성과 양립 가능하다. 순수 투기적 암호자산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규제된 상품은 무역 효율성과 금융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지정학과 자본 흐름 측면에서 한국의 바람직한 역할은.

▲글로벌 공급망은 다극화되고 있다. 일본과 싱가포르는 자본과 서비스 제공자로 역할한다. 한국은 강력한 제조 및 기술 인프라 국가다. 한국은 전략적 허브가 될 수 있다. 기술을 제공하고 자본을 공급하며,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해 신흥 시장과 협력할 수 있다. 더 많은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 한국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4가지다.
기술 도입을 위한 개혁 가속, 국제 협력 확대, 글로벌 인재 유치, 국제 허브 지향 등이다. 한국은 이미 국내 시장에서는 매우 잘하고 있다.
국제적 지향을 더 강화해야 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