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등 권역책임의료기관 17곳 대상
정부, 지역 중환자실·첨단 장비 대폭 확충해
칠곡경북대병원에는 양성자치료기까지 도입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국립대학병원 등 권역책임의료기관에 총 742억원을 투입해 중환자실과 고난도 치료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정부, 지역 중환자실·첨단 장비 대폭 확충해
칠곡경북대병원에는 양성자치료기까지 도입
수도권과 지역 간의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거주 지역 내에서 중증 질환의 최종 치료가 가능하도록 지역 핵심 병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을 통해 서울 집중형 의료 이용 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립대학교병원 등 권역책임의료기관 17곳을 대상으로 중환자실 확충과 고난도 수술 장비 도입을 위해 총 742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권역책임의료기관의 ‘최종 치료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 지역 내 중증 환자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권역책임의료기관은 각 시·도에서 고난도 필수의료를 제공하고 지역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를 조정하는 중추병원으로, 서울은 서울대학교병원, 부산은 부산대학교병원, 대구는 경북대학교병원 등 17개 기관이 지정돼 있다.
그동안 지역 환자들이 암·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서울 대형병원으로 이동하는 구조는 고질적 문제였다. 치료비뿐 아니라 교통·숙박비, 가족 돌봄 부담까지 더해지며 ‘의료 수도권 쏠림’은 의료 접근성의 격차로 이어졌다.
정부는 먼저 부산대병원, 강원대병원, 전북대병원 등 주요 거점 병원에는 중환자실을 추가로 확충해 응급 상황 대응력을 높인다. 또 저출산 시대 소아와 산모를 위한 인프라도 보강된다.
경북대병원과 제주대병원에는 고위험 산모 집중치료실이, 충북대병원에는 소아응급의료센터와 소아중환자실이 새롭게 구축될 예정이다.
고난도 수술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첨단 장비 지원도 이뤄진다. 전남대병원에는 로봇수술기가 지원되며, 충남대병원에는 환자 상태 확인과 수술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혼합형(하이브리드) 수술시스템’이 마련된다.
주목할 점은 수도권에만 편중되어 있던 첨단 암 치료 장비인 ‘양성자치료기’의 비수도권 도입이다. 정부는 칠곡경북대병원에 이 장비의 도입을 지원해, 지역 암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서울로 상경해야 하는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양성자치료는 암세포만 정밀하게 타격해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이는 최첨단 방사선 기술이다.
이번 사업은 2025년부터 시작된 ‘권역책임의료기관 시설·장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총 2030억 원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방재정투자심사 등 행정절차를 간소화해 인프라 확충이 지연되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단순한 장비 지원을 넘어 지역 내에서 중증·고난도 치료가 완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지역 주민들이 안심하고 거주 지역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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