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국제 금융 시장의 베팅.... 이란 전쟁 오래가지 않는다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5 06:06

수정 2026.03.05 06:06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를 조만간 소멸할 ‘지정학적 일시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국제 유가는 중동발 공급 불안 우려가 커지며 3% 급등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84달러 선 위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하다.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의 레이 패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채널뉴스아시아(CNA) 방송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이런 이벤트 발생 시 유가는 4~5개월 뒤 제자리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며 “이란의 군사력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비해 크게 열세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유가가 몇 주 만에 50% 폭등하며 100달러를 돌파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상승폭은 완만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그간 축적된 원유 재고와 다변화된 공급망이 완충 작용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의 낙관론과 달리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탄도 미사일 능력 파괴와 핵 개발 저지, 대리 세력 척결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군사 작전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가장 강력한 타격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며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이란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란은 이스라엘 내 목표물뿐만 아니라 인근 걸프국의 미군 자산을 타격하고 있다. 특히 지난 월요일부터는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두바이 등 걸프 지역의 ‘안전한 허브’ 이미지를 타격함으로써 미 우방국들에 경제적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가장 타격을 입는 곳은 아시아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해당 항로를 통해 원유를 수입하는 최대 국가는 중국이며 인도, 한국, 일본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루 리포 사장은 “봉쇄가 지속될 경우 하루 2000만 배럴의 원유 및 정제 제품 유통이 차단된다”며 “에너지 집약적인 아시아 경제가 가장 고통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 해군을 동원한 상선 호송 작전을 제안하는 등 해로 개방 의지를 보이고 있어 실제 봉쇄 기간은 수주 내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경제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의 기초 체력이 견고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레이 패리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재정·통화 부양책과 아시아 전역에서 일어나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열풍이 강력한 자본지출(CAPEX) 사이클을 만들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지속되더라도 글로벌 경제가 이를 버텨낼 동력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