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표’ 안 돼도 해야 할 일 있다"… 탄소중립·장애인 정책 꾸준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5 18:33

수정 2026.03.05 18:33

‘살기좋은 노원’ 8년 구정 이끈 오승록 노원구청장
"당장 체감성과 없어도 필요한 일"
에너지자립 올리고 나무심기 운동
재건축 기부채납 때 장애인 시설
창동차량기지 등 주민숙원 해결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5일 노원구청 집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속가능한 노원구의 발전을 위한 구정철학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구청장 3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임기를 마친 뒤에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다음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노원구 제공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5일 노원구청 집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속가능한 노원구의 발전을 위한 구정철학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구청장 3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임기를 마친 뒤에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다음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노원구 제공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을 택했다. 탄소중립과 장애인 정책처럼 당장 체감 성과가 크지 않더라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철학에 입각한 것이다."

민선 7·8기 노원구정을 이끈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당장 주민 요구가 크지 않더라도 삶의 질과 도시의 방향을 바꾸는 정책을 지방정부가 먼저 추진해야 한다는 강력한 믿음을 바탕으로 구정을 이끌었다.

오 구청장은 5일 인터뷰를 통해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탄소중립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조했다. 오 구청장은 "탄소중립에 대한 불편한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며 "기후변화가 미래에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걸 분명히 알지만 탄소중립 정책의 효과를 즉시 체감하기 어렵고, 선출직 단체장 입장에서도 표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미루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원의 탄소 배출량 중 75%는 건물에서, 23%는 수송에서 나온다. 특히 노후화된 아파트가 많은 노원에서 탄소 감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원구는 2024년 수도권에서 유일한 '탄소중립 선도 도시'로 선정됐다. 제로에너지건물(ZEB) 의무화 로드맵도 수립했다. 구에서 시행하는 공공 건축사업은 1500㎡ 이상 규모에서 4등급을 의무 적용하기로 했고, 2028년에는 3등급을 목표로 추진하도록 했다. 이미 태릉어울림도서관 같은 사업에 반영했다.

오 구청장은 "도시형 탄소중립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며 "건축물들 설계과정에서부터 에너지자립을 고려해서 지으면, 추후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된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노력 중이며, 건물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도록 5년간 나무 100만 그루 심기 운동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정책도 표 계산을 하지 않고 오 구청장의 철학에 따라 밀어붙인 것 중 하나다. 오 구청장은 재건축 시 기부채납을 할 때 장애인 시설을 반드시 하나씩 넣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오 구청장은 "1980~1990년대 노원에 신도시를 만들 때 영구 임대아파트를 많이 지으면서 장애인분들이 많이 이주했다"며 "노원구 내 마트 같은 데에는 이미 장애인,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섞여서 생활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살기좋은 노원구를 만들기 위한 정책도 꾸준히 추진했다. 수락산, 불암산, 초안산 등 풍부한 녹지를 활용해 훼손지를 재생하고, '꽃과 정원의 도시'를 목표로 자연휴양림 수락휴, 불암산 힐링타운, 나비정원 등 녹지를 활용한 공간을 조성했다. 수락휴는 지난해 파이낸셜뉴스가 후원하는 '대한민국국토대전'에서 5년 연속 수상했다.

오 구청장은 "복지문제, 교육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구청장이 한가한 일 한다고 핀잔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생활권에서 누리는 자연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반전이 일어났다"며 "품격 있는 여가 공간에 대한 주민들의 수요에 따라 노원이 가진 천혜의 자산을 계속 가꿀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창동차량기지 이전 등 수십년간 축적된 주민들의 오랜 숙원을 해결한 것은 큰 보람 중 하나다. 창동차량기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고 그 부지를 개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서울시는 올해 중 창동차량기지 이전을 시작하고 이후 부지를 바이오 산업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도 착공했다.

오 구청장은 "광운대역세권은 월계동 주민들의 40년 숙원 사업으로, 수차례 무산과 지연을 반복해 온 대표적인 장기 표류 사업이었는데 대기업 본사 이전을 비롯해 상업·문화시설과 공공시설이 함께 설계돼 노원의 도시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창동차량기지 부지에는 바이오 생태계의 혁신을 일으키는 허브 역할을 할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를 만들어 노원을 경제도시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오 구청장은 최근 구청장 3선 도전을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장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놓지 않았다. 우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다음 단계에 대해 고민해보기로 했다.


오 구청장은 "구민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하루하루 보람을 느낀 8년의 시간이었다"며 "열정적인 후배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저는 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고, 임기까지 최선을 다한 뒤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다음 단계를 모색해보려고 한다"고 마무리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