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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월 고용 9.2만개 감소...연준 ‘금리 인하 vs 물가’ 딜레마'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6 23:48

수정 2026.03.06 23:48

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9만 2천개 감소했다. 사진=AP뉴시스
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9만 2천개 감소했다. 사진=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악화됐다. 일자리 감소와 실업률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다만 중동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 상승 위험이 커지면서 연준의 정책 선택지는 더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6일(현지시간) 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9만2000개 감소했다고 밝혔다. 1월 12만6000개 증가에서 급격히 둔화된 것이며 시장 전망치인 5만개 증가도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은 4.4%로 소폭 상승했다.

주요 고용 증가 동력인 의료 부문은 하와이와 캘리포니아의 카이저 퍼머넌트(Kaiser Permanente) 파업으로 3만명 이상의 근로자가 참여하면서 2만8000명의 고용 감소를 기록했다. 파업은 해결됐지만 노동통계국 조사 기간 중 발생했기 때문에 전체 고용 수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인공지능(AI) 확산의 영향을 받는 정보 서비스 부문에서도 고용 감소가 이어졌다. 이 부문에서는 2월 한 달 동안 1만1000개의 일자리가 줄었다. 이는 최근 12개월 동안 매달 평균 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해온 흐름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제조업 역시 부진했다. 해외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한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일자리는 1만2000개 감소했다.

연방 정부 고용도 줄었다. 연방 공무원 수는 전월 대비 1만명 감소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 공무원 감축 정책 영향으로 2024년 10월 이후 연방 공무원은 약 33만명 감소했다. 이는 전체 연방 공무원의 약 11%에 해당하는 규모다.

운송 및 창고업 부문에서도 1만1000명이 줄어들며 고용 감소 흐름에 합류했다.

반면 사회복지 부문은 9000명 증가하며 몇 안 되는 고용 증가 분야로 나타났다.

고용 시장 전망은 부진했지만 임금은 예상보다 크게 상승했다.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는데 이는 모두 예상치보다 0.1%p 높은 수치다.

고용 지표가 급격히 약화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중반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연준은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번 고용보고서는 지난해 세 차례 금리 인하가 노동시장 방어에 충분했는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 촉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 발표 직후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미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주식 선물은 낙폭을 확대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고용 둔화가 연준에 정책 딜레마를 안기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 작전으로 주요 글로벌 해상 운송로가 봉쇄되면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물가는 5년째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이 약해지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위험까지 동시에 커질 경우 연준의 정책 선택지는 크게 제한된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