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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국채 매도세…"유가 폭등으로 인플레가 온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7 03:52

수정 2026.03.07 03:52

[파이낸셜뉴스]

유가 폭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 속에 주요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벨로에서 펌프잭이 석유를 끌어올리고 있다. AFP 연합
유가 폭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 속에 주요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벨로에서 펌프잭이 석유를 끌어올리고 있다. AFP 연합

전 세계 주요국 국채가 매도세에 직면했다.

이란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불안정 속에 안전 자산인 국채에 수요가 몰려야 하지만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폭등하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뛰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며 국채를 내다 팔고 있기 때문이다.

국채 매도세 속에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수익률이 뛰면서 실물 경제에도 금융 비용 상승이라는 부담이 더해지게 됐다.

국채 수익률 상승

이란 전쟁이 주요국 국채 매도세를 촉발하고 있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급등세다.

CNBC에 따르면 전 세계 금리의 지표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6일(현지시간) 장중 전장 대비 0.41%p 상승한 4.187%까지 올랐다. 1년 만에 가장 가파른 매도세였다. 이후 0.037%p 밀린 4.109%로 내리기는 했지만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국채(길트) 10년 만기 수익률은 0.39%p 급등한 4.62%로 치솟았다. 2022년 이후 주간 단위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단기 국채도 충격이 크다.

독일 국채(분트) 2년물은 수익률이 0.3%p 급등해 2.31%로 뛰었다. 주간 상승률이 2023년 이후 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전 세계 국채와 회사채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는 블룸버그 글로벌 총 채권 지수는 2024년 10월 이후 최악의 일주일을 예고하고 있다.

유가 폭등이 역학 바꿔

모든 산업의 기초 비용인 유가가 폭등하면서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위기에도 안전자산인 국채 수요가 위축되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급등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유가가 뛰면 물류비, 생산비가 오르고, 결국 인플레이션이 뛴다.

이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5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높아지면 연방준비제도(연준)도 금리 인하 결정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장이 기대했던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미뤄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 연준의 정책 전환(피벗) 시나리오가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며 “시장은 이제 ‘언제 내리느냐’가 아니라 ‘과연 내릴 수 있느냐’를 묻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가 늦춰지면 국채 수요가 위축된다. 뒤에 더 높은 수익률이 책정된 국채가 나올 것이어서 지금 낮은 이자를 주는 채권을 들고 있을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 국채가 지급하는 고정 이자의 실제 구매력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며 국채를 내던지면서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뛴다.

금리 인상 전망까지

일부에서는 금리 동결은 고사하고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스와프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기준 금리를 0.25%p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가 금리 인하 기대에서 급선회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마이크 리델 펀드매니저는 “아직은 패닉까지는 아니지만 글로벌 국채 투자자들의 금리 단기 전망에 기초한 국채 강세 전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리델은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질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면 국채는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닌 ‘확정된 손실’로 인식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에너지 수출국으로 탈바꿈한 미국은 충격이 다른 나라들보다는 작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저조한 2월 고용동향 여파로 올해 연준이 0.25%p씩 두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란 전쟁 이전 2~3회 인하 예상보다 소폭 후퇴했다.

국채 수요가 위축돼 수익률이 상승하면 시중 금리가 오르고, 이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져 실적이 타격을 입는다.
이 때문에 국채 수익률 상승은 증시에 치명적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