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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전이 가장 싸"… 서울 불장에 지친 실수요자 입주권 기웃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8 18:44

수정 2026.03.08 18:44

거래 62.5% 늘며 100건대 회복
다주택자 매물에 실수요 맞물려
'15억원 이하' 중저가 거래 활발
일부선 분양가보다 낮은 거래도
"준공 가시권 단지 내집마련 기회"
"입주 전이 가장 싸"… 서울 불장에 지친 실수요자 입주권 기웃

"집도 안보고 입금하는 '묻지마 매수'에 지쳤다. 맘에 드는 매물이 나올 때마다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하루 아침에 수 천만원 높아지는 호가에 눈치싸움 하느니 동호수 선택의 폭도 비교적 넓은 입주권이 답이겠다 싶었다."

지난 달 30대 A씨는 올해 입주를 앞둔 서울의 한 아파트 입주권을 매수했다. 지난해 '내 집 마련'을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았지만, 매서운 '불장'을 경험한 후 준공 전 아파트로 눈을 돌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1월 거래, 전달 대비 62.5% 증가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매매건수는 총 104건으로, 전달(64건) 대비 62.5% 증가했다. 지난해 부동산 대책 발표 시기 마다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주춤했다. 2025년 △6월 165건 △7월 104건 △8월 91건 △9월 185건 △10월 131건 △11월 38건 △12월 64건 순으로 6·27, 10·15 대책의 영향을 받은 모습이다. 분양권과 입주권이 대부분의 세법 상 주택 수 산정에 포함되는 만큼 일반 주택 매매와 등락을 함께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초 거래량이 다시 회복하고 있다. 2월 거래량은 현재까지 73건이다. 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 신고를 모두 마치면 100여건에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현상은 정부가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를 잇달아 겨냥하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작년 초만 해도 분양권을 이미 가진 이들이나 타 지역에서 자가에 거주 중인 이들이 추가 매수를 고려했지만, 지금은 모든 문의가 무주택자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분양권을 2~3개 가진 소유주들도 팔 이유가 없다는 기존 생각이 바뀌는 추세"라고 전했다. 5월 9일 이후에도 분양·입주권을 매각할 때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지 않지만 다주택 자체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영향이다. 마포구에서는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신공덕아이파크, 마포 에피트 어바닉 등의 분양·입주권이 거래되고 있다.

"입주 전이 가장 싸"… 서울 불장에 지친 실수요자 입주권 기웃

■노원·은평·강북서 매매 활발

최근 중저가 아파트 매매시장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분양·입주권 역시 7~15억원대 거래가 두드러진다. 지난 1월 가장 많이 팔린 곳은 2028년 하반기에 입주하는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로, 거래된 분양권은 총 35건에 달한다. 국평(전용면적 84㎡)이 대부분 14억~14억8800만원에 매매됐다. 노원구 소재 공인중개사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인기는 여전히 높고 '입주 전이 가장 싸다'는 인식에 신혼부부들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올해 10월 입주하는 은평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입주권은 8건 거래됐다. 59㎡~84㎡의 매매가는 11억~14억원대로 형성됐다. 강북구에서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한화포레나미아 분양권도 8건 거래됐으며 53㎡가 7억원대, 84㎡가 10~11억원대에 팔렸다. 일부는 분양가보다 금액이 낮은 '마이너스피(마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한화포레나미아는 분양가보다 4000만원에서 1억원 낮은 마피 매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의 권리를 사들이는 입주권은 주택이 담보로 인정되지 않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전액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대 6억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오히려 '피'가 덜 붙었다는 관측도 있다.
중개사들이 매물 리스트를 정리해주는 경우가 많아 동호수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 계획이 있는 실수요자들은 분양·입주권 매수를 고려해 볼 만 하다는 조언이다.
한 전문가는 "서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 준공이 가시화된 단지는 신축아파트 실거주 대한 만족감을 한껏 높일 수 있다"며 "취득세 산정방식이 일반 아파트와 다르다는 점을 주의하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