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일반

"이럴 수가..." 11번 연속 이기던 천적에게 당했다, 안세영 '충격의 준우승'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9 05:00

수정 2026.03.09 05:00

36연승 무패 마침표… 11번 연속 울렸던 '왕즈이에 당한 충격패
초반부터 흔들린 셔틀콕 여제… 잦은 범실 속 끌려다닌 낯선 코트
16-20에서 19-20 맹추격에도 기적은 없었다
안세영이 전영오픈에서 왕즈이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뉴시스
안세영이 전영오픈에서 왕즈이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는 법을 잊고 지내던 대한민국 '셔틀콕 여제'의 거침없는 질주가 세계 배드민턴의 성지에서 멈춰 섰다. 무결점 플레이로 코트를 호령하던 안세영(24·삼성생명)이 가장 중요한 길목에서 덜미를 잡히며 36경기 연속 승리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8일 밤(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왕즈이(중국)에게 세트 스코어 0-2(15-21 19-21)로 완패했다. 한국 단식 선수 최초의 전영오픈 2연패라는 대위업을 목전에 두고 당한 패배라 아쉬움은 더욱 짙게 남았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상대가 안세영이 철저하게 압도해 온 왕즈이라는 점이다.

안세영은 지난해부터 왕즈이를 상대로 무려 11연승을 내달리며 '천적'으로 군림해 왔으나,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 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뼈아픈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안세영과 왕즈이의 경기 모습.연합뉴스
안세영과 왕즈이의 경기 모습.연합뉴스

이날 코트 위 안세영의 몸놀림은 평소와 달랐다. 1게임 초반 3-1로 앞서가던 기세는 찰나에 불과했고, 내리 5실점하며 순식간에 흐름을 넘겨주었다. 평소라면 나오지 않았을 범실이 속출하면서 안세영은 특유의 페이스를 찾지 못했고, 1게임 내내 5~7점 차로 끌려다니는 낯선 양상 끝에 15-21로 첫 세트를 헌납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2게임에서도 왕즈이의 집중력은 매서웠다. 오히려 왕즈이가 안세영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질식 수비를 벤치마킹한 듯 끈질기게 셔틀콕을 받아넘겼고, 안세영의 샷은 번번이 코트를 벗어나거나 네트에 걸렸다.

패색이 짙던 16-20 상황에서 안세영이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19-20까지 턱밑 추격하는 드라마를 연출했으나, 결국 왕즈이의 마지막 회심의 샷이 코트에 꽂히며 기적은 완성되지 못했다.

백하나와 이소희가 8일(현지 시간) 영국 버밍엄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복식 결승에서 류성수-탄닝(중국)과 경기를 치르고 있다. 백하나-이소희는 0-2(18-21 12-21)로 패배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뉴시스
백하나와 이소희가 8일(현지 시간) 영국 버밍엄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복식 결승에서 류성수-탄닝(중국)과 경기를 치르고 있다. 백하나-이소희는 0-2(18-21 12-21)로 패배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뉴시스


안세영의 패배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출격한 여자복식마저 만리장성의 높은 벽을 체감해야 했다. 세계랭킹 4위 백하나-이소희(이상 인천국제공항) 조는 이어진 여자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류성수-탄닝 조에 0-2(18-21 12-21)로 무릎을 꿇었다.


2024년 우승 이후 2년 만에 전영오픈 정상 탈환을 노렸던 백하나-이소희 조는 지난 1월 말레이시아오픈 결승과 인도오픈 준결승에 이어 또다시 류성수-탄닝 조의 화력을 제어하지 못하며 징크스 극복에 실패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