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특수교육 명문 70년… 디자인·농업·에너지로 새 도약"

김장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0 18:16

수정 2026.03.10 18:16

대구맹아학원 뿌리 두고 성장한 박순진 대구대학교 총장에게 듣는다
특수교육·사회복지·재활과학 강점
미래 100년 이끌 ‘3대 분야’ 더해
융합교육으로 지역대학 위기 극복
경북혁신 중추역할 ‘RISE’ 선정
구성원 누구나 공기처럼 AI 사용
全 학문단위서 AI 융합교육 의무
데이터 리터러시 갖춘 인재 배출
지역 반도체 산업과 선순환 효과
박순진 대구대 총장이 10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대구대가 창학 70년을 맞았다. 인본(人本)의 뿌리에 디지털을 입혀 100년 미래를 새롭게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대구대 제공
박순진 대구대 총장이 10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대구대가 창학 70년을 맞았다. 인본(人本)의 뿌리에 디지털을 입혀 100년 미래를 새롭게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대구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경산=김장욱 기자】 "1956년 '사랑·빛·자유'의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태동한 대구대는 사회복지 명문에서 '미래 융합 대학'으로 대전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순진 대구대 총장은 10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전통의 특수교육·재활·복지에 '디자인·농업·에너지'를 더해 외연 확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1956년 한국전쟁 직후 황폐해진 국토 위에서 장애인과 소외된 이웃을 품으며 태동한 대구맹아학원을 모태로 성장한 대구대는 지난 70년간 대한민국 특수교육과 사회복지, 재활 과학의 표준을 정립해왔다.

박 총장은 "2026년 병오년(丙午年) 대구대가 개교 70주년이라는 역사적 분기점을 맞고 있다"면서 "그 숭고한 유산을 발판 삼아 '과거를 회고하는 70년'을 넘어 '미래를 선도하는 100년'을 향한 대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령인구 급감과 지역 소멸이라는 거대한 위기 속에서 대구대가 제시한 해법은 대학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구조적 혁신'과 지역과 운명을 함께하는 '지역 상생'이다"라고 말했다.



■신성장 엔진 '3+3 특성화 전략'

박 총장은 대학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핵심 동력으로 '3+3 특성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학 구조 개혁의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는 대구대의 태생적 강점이자 정체성인 '특수교육·재활과학·사회복지'의 전통적 특성화 3대 분야를 초격차 수준으로 고도화하는 동시에 미래 사회의 수요와 대학의 잠재력을 결합한 '디자인·농업·에너지'를 새로운 특성화 3대 분야로 집중 육성하는 전략이다.

새롭게 선정된 3대 분야는 인간 삶의 질을 높이는 대구대의 건학 이념과 맞닿아 있다.

디자인 분야는 조형예술대학의 우수한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 콘텐츠와 K-컬처를 선도할 창의 인재를 양성한다. 농업 분야는 기후 위기 시대의 식량 안보와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스마트팜 및 '애그-테크'(Ag-Tech) 전문가를 길러낸다.

에너지 분야는 탄소중립 시대에 필수적인 신재생 에너지와 친환경 기술을 연구해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한다.

박 총장은 "전통의 강점 위에 미래 유망 분야를 접목해 인문·예술·기술이 융합된 대구대만의 독창적인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부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에 최종 선정되며 경북도 지역 혁신의 중추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5년간 국고 약 485억원, 연간 97억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지역 정주형 인재 양성과 지역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 이는 대학이 단순한 교육 기관을 넘어 지역 경제를 순환시키는 '심장'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선언이다.

특히 경북도, 영천시 등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 '창업 밸리'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창업중심대학 사업을 통해 지난해 69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하고, 404억원의 매출과 76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한 성과는 대구대의 창업 지원 역량을 방증한다. 이러한 비법을 RISE 체계에 이식해 지역 내 창업 문화를 확산하고 청년들이 지역에서 창업해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DX) 'AI 캠퍼스'

교육 환경의 체질 개선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대는 2026년을 기점으로 대학 구성원 모두가 인공지능(AI)을 공기처럼 활용하는 'AI 캠퍼스' 구축을 완료했다.

올해부터 학생과 교직원 누구나 유료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한 없이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단순한 복지를 넘어 경제적 장벽 없이 누구나 최신 기술을 연구와 학습에 접목하게 함으로써 '디지털 교육 평등'을 실현하겠다는 대학의 의지가 담겨 있다.

또 중앙도서관을 AI 기반의 스마트 도서관으로 전면 개편해 24시간 맞춤형 학술 정보 추천 및 연구 지원 시스템을 가동했다.

박 총장은 "디지털 대전환은 대학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면서 "인문·사회·예체능 등 모든 학문 단위에 AI 융합 교육을 의무화해 전공 지식에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를 겸비한 융합형 인재를 배출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총장은 광역 산학 협력에 대해 역설했다. 대구대는 '3+3 특성화'와 더불어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캠퍼스의 물리적 경계를 넘어 대구의 핵심 산업 지구까지 교육 영토를 확장했다.

지난해 2월 대구 수성알파시티에 개소한 '차세대 반도체 교육연구센터'(이하 센터)는 이러한 광역 산학 협력의 상징적 모델이다. 대구의 주력 산업인 소프트웨어(SW) 및 반도체 클러스터에 직접 진출해 현장 밀착형 교육 거점을 마련했다.

이 센터는 대학 강의실을 산업 현장으로 옮겨놓은 것과 다름없다. 반도체 회로 설계, 시스템 반도체 공정 등 실무 전 과정을 현장 엔지니어와 함께 학습하며,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실무 투입이 가능한 인재로 성장한다.

이는 대구대가 수행 중인 '반도체 특성화 대학 지원사업' 및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와 유기적으로 결합돼 비전공자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업 열중하도록…장학금 최고수준

대구대는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을 덜고 학업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국내 최고 수준의 장학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부 자료(2024년 대학알리미 공시 기준)에 따르면 대구대의 연간 장학금은 재학생 1만명 이상의 전국 대형 사립대학 중 1인당 지원액 2위를 기록하며 우수한 복지 역량을 입증했다.

이러한 내실 있는 장학 제도는 학생들이 학비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 대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온전히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기회비용'이 되고 있다.

또 드넓은 캠퍼스를 활용해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학업과 생활을 안정적으로 병행할 수 있는 '정주형 캠퍼스'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노후 기숙사 시설을 순차적으로 현대화해 주거의 질을 높이는 한편 정부 및 지자체와 협력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확대 운영하며 학생들의 일상을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대구대는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해 해외 인재 확보를 위한 글로벌 전략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 선봉에 몽골 울란바토르에 개소한 '경북학당'이 있다.
경북도와 협력해 현지에서 직접 한국어 교육과 인재 선발을 주도하며 입학 전 단계부터 유학생의 기초 수학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

박 총장은 "창학 70주년은 앞으로 우리 대학이 지역과 국가에 어떤 가치를 기여할 것인가를 증명하는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로 증명하는 대학, 학생이 선택하면 후회하지 않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3+3 특성화'와 디지털 혁신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gimju@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