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심장이 '쿵쾅쿵쾅' 하다가 갑자기 '뚝'"…방치하다 돌연사 할 수 있는 '이 병' [이거 무슨 병]

성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1 19:00

수정 2026.03.11 19:00

심장 내 전기신호 체계 이상으로 생기는 '부정맥'
약물이 1차 치료... 재발 잦으면 '전극도자절제술'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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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심장이 막 두근거리더니 '뚝' 멈추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숨도 못 쉬겠고, 눈앞이 하얘지고…"

부정맥은 심장 내 전기신호 체계에 이상이 생겨 박동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리거나, 불규칙해지는 심장질환이다. 심장 박동이 갑자기 빨라지거나 '한 박자 건너뛰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부정맥의 전조증상, 방치 시 뇌졸중까지 이어지는 위험한 경과, 단계별 치료와 생활 관리법을 짚어본다.

"긴장해서 그런가?"… '두근거림' 방치하다 뇌졸중·돌연사 위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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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뛰는 건 근육이 수축하기 때문이지만, 그 수축을 지휘하는 건 전기 신호다. 심장 오른쪽 위에 위치한 동방결절이 전기 신호를 가장 먼저 만들어내고, 방실결절이 이를 받아 심실로 전달하기 전 속도를 조절한다.

동방결절과 방실결절은 심장이 일정한 리듬으로 박동하도록 유지하는데, 이 기전에 문제가 생기면 부정맥이 발생한다.

부정맥의 가장 흔한 유형은 '심방세동'이다. 심장 윗부분인 심방의 전기신호가 불규칙해지면서 맥박이 들쑥날쑥해지는 상태를 심방 내 혈전이 생기기 쉬워 뇌졸중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최대 5배까지 높아진다.

가장 위험한 부정맥은 '심실세동'이다. 심장 아랫부분인 심실이 무질서하게 빠르게 수축하면서 사실상 펌프 기능을 멈추는 상태로 이어진다. 심실세동은 소위 말하는 '심장마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전조 증상 없이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다.

이 밖에 건강한 성인의 안정 시 심박수(분당 60~100회)보다 빨라지는 빈맥과 이보다 느려지는 서맥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부정맥 진료 인원은 2023년 기준 200만 명을 초과했다. 주로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많이 나타나지만, 40~50대 중장년층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게 함정… 부정맥 대표 증상 5가지
부정맥은 전체 돌연사의 약 90%에 달해 '돌연사의 주범'으로 불린다. 요즘처럼 기온이 낮고 일교차가 크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져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어도비스톡, 뉴시스
부정맥은 전체 돌연사의 약 90%에 달해 '돌연사의 주범'으로 불린다. 요즘처럼 기온이 낮고 일교차가 크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져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어도비스톡, 뉴시스

부정맥의 가장 큰 함정은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진다는 점이다. 심지어 아무 증상도 없는 '무증상 부정맥'도 있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두근거림이다.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거나 '한 박자 건너뛰는' 느낌이 반복된다.

여기에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면서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하며, 심하면 실신하기도 한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는 증상심장 부위가 짓눌리는 듯한 압박감도 대표적인 부정맥 의심 신호다.

위 증상 중 하나라도 반복된다면 심장내과를 찾아 심전도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특히 실신이나 의식 소실이 동반됐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부정맥 왜 생기나… 생활습관부터 기저질환까지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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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의 가장 흔한 원인은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등 기저 심장질환이다. 갑상선 기능 이상이나 칼륨·마그네슘 부족 같은 전해질 불균형도 심장 박동을 불규칙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생활습관의 영향도 크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부정맥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주말 과음 후 부정맥이 처음 발현되는 사례가 많아 '휴일 심장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부정맥의 예방을 위해서는 ▲음주량 제한(주 2회 이하, 1회 2잔 이하) ▲카페인 섭취 조절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주 150분 이상 중강도)가 권고된다.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부정맥 발생과 재발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치료는 유형에 따라… 약물부터 시술까지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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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 치료는 유형과 중증도에 따라 접근법이 전혀 다르다. 약물치료가 가장 기본적인 1차 치료다. 항부정맥제로 심박수를 안정시키고, 심방세동 환자에게는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제가 병행된다.

약물로 조절이 어렵거나 재발이 잦은 경우엔 전극도자절제술을 고려한다. 심장 내 비정상 전기신호 경로를 고주파 에너지로 차단하는 시술로, 재발률을 크게 낮출 수 있어 최근 활용이 급증하는 추세다.

박동이 지나치게 느린 서맥 환자라면 심박조율기를 삽입해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도록 돕는 방법도 있다.

전문의들은 "약을 먹는 것만큼 생활습관 관리가 부정맥의 장기 예후를 결정짓는다"고 강조한다. 치료를 시작했더라도 음주·카페인·수면 관리를 소홀히 하면 재발을 막기 어렵다.

'나이 탓, 스트레스 탓' 하다가 놓치는게 병입니다. [이거 무슨 병]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질병들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을 짚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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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s@fnnews.com 성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