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韓 자동차 아킬레스건은 '배터리 해외 의존'...日·獨처럼 내재화 나서야"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2 11:13

수정 2026.03.12 11:05

친환경차 생산 4년 새 170% 급증
고용·부가가치 유발계수는 동반↓
日·獨은 핵심 부품 내재화 총력전
"마더팩토리 전략 서둘러야" 지적
지난달 25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국 자동차 산업이 국내 제조업의 중추로 자리하고 있지만,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체질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독일이 자국 내 산업 기반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한국도 단순 생산 거점을 넘어 기술 내재화와 공급망 안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세계 6위 생산국 한국 車산업…외형은 '견고'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이 12일 발표한 '전환기 국내 자동차 산업 기반 강화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승용 384만대, 상용 26만대 등 총 410만대로 집계됐다. 이 중 해외 수출 물량은 66.7% 수준으로, 팬데믹 이후 공급망 충격과 소비 위축을 딛고 2023년부터는 연간 400만대 이상의 생산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 자동차 산업은 지난 2024년 기준 제조업 전체 고용의 11.3%, 출하액의 14.1%, 부가가치의 11.9%를 차지하는 등 국내 제조업의 최대 축 가운데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완성차 생산을 중심으로 금속·비금속 소재, 기계, 전기·전자 부품, 배터리, 소프트웨어 등 광범위한 연관 산업으로 파급 효과가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국내 친환경차 생산량도 내수와 수출이 동반 성장하면서 지난 2020년 44만4000대에서 2024년 120만3000대로 4년 만에 1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친환경차 판매량이 626만8000대에서 2726만6000대로 335% 급증한 것도 국내 산업의 수요 기반을 키웠다.

신규 시설투자도 활발하다. 자동차 산업의 유형자산 증가율은 2020년 1.3%에서 2024년 6.4%로 높아졌다.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공장 신·증설과 2단계(Tier1·2) 부품기업 중심의 스마트팩토리 도입, 자동화 설비 확충이 주요 동인으로 꼽힌다.

맹진규 KATECH 기술정책실 연구원은 "생산량 세계 위의 한국 자동차 산업은 수출 중심 구조로 제조업의 중추 역할 담당하고 있다"며 "무역 환경 변화에 따른 생산 이전 등의 우려 속에서도 국내 산업 기반은 대체로 견고하다"고 말했다.

■日·獨처럼 핵심 부품 내재화 서둘러야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문제는 현지 생산을 강조하는 주요국 정책과 제조 기술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고용유발계수와 부가가치유발계수가 동반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배터리 등 해외 의존도가 높은 중간재의 영향이 확대된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차를 만들고 있지만 핵심 부품의 원산지는 점차 해외로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보고서는 수출 의존도가 한국과 유사한 일본(76.4%)과 독일(51.2%)이 자국 내 핵심 산업 기반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실제 일본 정부는 'Mobility DX Strategy'를 통해 디지털 협업을 국가 전략으로 격상하고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품목의 국내 생산을 지원 중이다. 토요타·닛산 등도 전고체 배터리 생산시설을 일본 내에 신설하고, 덴소·스미토모 등 주요 부품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술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국가 기금과 혁신 펀드로 기업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고, 전국 단위의 인공지능(AI) 특화 디지털 전환 거점을 운영 중이다. BMW·폭스바겐·메르세데스-벤츠는 독일 내 신규 배터리 셀 공장을 가동하는 동시에 모터·파워 일렉트로닉스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의 기술 우위 확보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국내를 글로벌 혁신·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만드는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래차 마더팩토리 구축, AI·자율주행·친환경차 경쟁력 확보, 국내 투자 촉진 등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K-모빌리티 글로벌 선도전략'의 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맹 연구원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이종 산업과의 협업 채널을 넓혀 혁신 기술이 자동차 산업으로 유입되게 하는 외연 확장과 AI 인력 육성과 연계해 중견·중소 부품사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기초 체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경쟁 우위 기술군 발굴과 공급망 안정을 위한 핵심 기술 관리를 병행하는 성장 동력 확보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