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시행 첫날 조희대 대법원장 고발 당해
[파이낸셜뉴스]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이 시행된 첫날 전국 판사들이 모여 전국 법원장 회의를 열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충북 제천에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비공개로 진행되는 간담회로 대법원은 첫날 회의가 끝나는대로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김시철(사법연수원 19기) 사법연수원장 주재로 전국 각급 법원장 45명과 법원행정처 기우종(26기) 차장, 실·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진행한다.
조희대 대법원장도 간담회에 들려 인사말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 사법개혁 3법 후속대응에 대한 기자들의 질의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간담회 안건은 △사법제도 개편에 대한 후속 조치 방안 △법왜곡죄에 따른 형사법관 지원 방안 △대국민 사법 서비스 접근성 제고를 위한 인공지능(AI) 개발의 필요성과 단계적 추진 과제 등이다. 이날은 AI 관련 안건을 제외한 사법 3법 관련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왜곡좨와 재판소원은 12일 0시를 기해 공포와 함께 바로 시행됐다. 특히 법왜곡죄 시행 첫날에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과 관련해 법왜곡죄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이날 조 대법원장, 박 대법관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지난 2일 국수본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아직 법 시행이전이지만 법이 시행되면 즉시 수사에 착수해달라는 취지로 법 시행전 고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5월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는데, 여권 중심으로 당시 ‘대법관들이 9일 만에 7만 쪽에 달하는 재판 기록을 서면 검토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두고 대선 전 사법부가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조 대법원장 체제하에서 외견상 단일 대오를 유지했던 전국 판사들 역시 최근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현직 부장판사인 서울중앙지법 송승용 판사는 법관들이 사용하는 온라인 내부망 '코트넷'에 대법원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송 판사는 "국민의 신뢰 없이는 존립할 수 없는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를 잃고 개혁의 대상이 됐다"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대법원장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공석이 된 대법관의 제청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헌법기관의 구성에 관한 중대한 책무를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자정부터 접수를 시작한 재판소원에도 이날 오전 기준 총 4건의 사건이 접수됐다.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의 외국인이 청구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 사건으로 알려졌다.
법원 내부에선 법왜곡죄 고소·고발만으로도 법관의 직무수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대법원 행정처는 또 각 실·국에 재판소원 시행 시 기존 사법 체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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