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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 보내라" 트럼프 요청받은 韓 등 5개국, 뜻밖의 반응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6 07:07

수정 2026.03.16 08:30

중동에 파견된 니미츠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 AP뉴시스
중동에 파견된 니미츠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5개국이 모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이곳으로 함정을 보내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15일(현지시간) NBC 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인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일본 외무성은 NHK방송에 "일본은 자국의 대응을 스스로 결정하며, 독자적인 판단이 기본 원칙"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즉각적으로 해군 함정을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CNN방송에 "중국은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선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영국은 모든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안보 장관은 이날 BBC를 통해 "안전한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중요하다"면서 "기뢰탐지 드론을 포함해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전에 향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호위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지만, 프랑스 외무부는 X(엑스)를 통해 "프랑스 함정들은 동부 지중해 일대에서 방어적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청와대가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美 군함파견 요청에 외신들 "아직 너무 위험"


이에 대해 NBC는 "이들 국가가 결국 어떤 조치를 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각국의 미온적인 반응은 호르무즈 봉쇄 사태가 빠르게 해결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직 해군 제독을 인용해 "현재로서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의 안전을 보장하기에는 너무 많은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민간 선박을 호위하러 간 군함 자체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정학·안보 분석가인 마이클 호로위츠는 "선박을 보호하는 것은 매우 큰 도박"이라며 "작전 측면에서 보면 매우 좁은 해협에 군사 자산을 배치하게 되는데 이는 이란에 근거리에서 공격할 여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NBC에 말했다.

한편, 이란 측은 이번 요청을 미국의 궁지 몰린 처지로 해석하며, 조롱 섞인 반응을 내놨다. AP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자신의SNS를 통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위해 심지어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에 도움을 구걸하고 있는 처지"라고 비꼬았다.


페르시아만과 외해를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량이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로 매달 약 3천척의 선박이 이곳을 지나간다. 해협의 가장 좁은 지점은 약 39㎞에 불과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과, 중동의 미군기지와 민간 시설 등에 대한 이란의 대응 공격이 보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사실상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국제 유가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