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에게 이란 전쟁에 적극 동참하라고 경고를 날렸다. 중국 역시 이 문제에 협력하지 않으면 이달 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정상화하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에 군함 파견을 요청한 이후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데 협력하지 않을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매우 나쁜 미래(very bad future)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르무즈 해협의 혜택을 받는 나라들이 그곳에서 나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당연하다"며 "미국과 달리 유럽과 중국은 걸프 지역 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토가 이번에 미국을 도울지 지켜보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우리(미국)로부터 수천 마일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그들을 도왔다"며 "이제 그들이 우리를 도울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도움 방식에 대해서는 기뢰 제거함과 유럽의 특수부대 파견 등을 거론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에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도 도와야 한다. 중국은 석유의 90%를 이 해협에서 얻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 전에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주는 긴 시간"이라며 "중국의 입장을 그 전에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방문 자체도 미뤄질 수 있다며 "연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많은 나라들,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나라들이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며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을 거론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역시 이날 "세계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광범위한 연합이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해 협력하는 것은 상당히 논리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ABC 방송 인터뷰에서 "전 세계 모든 국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 상품에 의존하고 있다. 그 목록의 가장 위에는 중국이 있고, 일본, 한국, 그리고 아시아 모든 국가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행정부의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행정부가 이번 주 중 여러 국가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을 호위하는 연합 구성에 합의했다고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선박 호위 작전 수행 시점이 적대 행위 중단 이후인지, 아니면 그 이전에라도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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