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변동성 장기화 조짐에 대차잔고 주식수 6년만 최고치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6 16:10

수정 2026.03.16 16:10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공매도 선행지표로 불리는 대차거래 잔고 주식수가 코로나19 이후 6년 여 만에 최대치로 불어났다. 중동 전쟁으로 변동성 장세 장기화 우려가 고조되면서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수요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 대차거래 잔고 주식 수는 지난 13일 기준 31억1557만주 집계됐다. 지난 2020년 3월26일(31억4106만주) 이후 약 6년 만에 최고치다.

금액 기준으로는 144조641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인 지난달 26일(157조9298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

다만, 코스피가 12% 급락했던 이달 4일(127조3417억원)과 비교해서는 17조원 넘게 불어났다. 대차잔고 금액 감소에도 주식 수가 증가한 것은 대차거래 수요가 전반적으로 대형주 중심에서 중·소형주로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달 코스피 시장 대차잔고는 1조2829억원 줄었지만, 코스닥 시장은 5316억원 늘어났다. 지난달 말 6000선 고지를 넘었던 코스피가 이달 중동 전쟁 여파로 13% 급락한 반면, 코스닥은 2.48% 하락에 그쳐 상대적으로 낙폭이 낮았다. 이에 추가 하락에 대비하려는 투자심리가 코스닥 중·소형주로 옮겨붙은 것으로 보인다.

이달 대차잔고가 늘어난 주요 종목들을 보면 원전·통신장비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대차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원전주로 꼽히는 우리기술로 366만3801주가 증가했다.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지정학적 영향 노출도가 낮은 원전주가 시장에서 반사수혜주로 부각됐다. 통신장비주로 묶이는 케이엠더블유(229만685주)도 대차잔고가 급증했다. 미국 통신사 AT&T가 향후 5년간 약 370조원을 투입해 미국 전역 5G·광섬유·위성 통신 인프라 확장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5세대 단독모드(SA) 도입 본격화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지난 10일 출시된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코스닥 액티브 ETF에 편입된 종목으로도 대차잔고가 늘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성우하이텍 대차잔고는 이달 115만6862주가 증가했다. 'KoAct 코스닥액티브' 내 포트폴리오에서 성우하이텍 비중은 2.77%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상헌 iM증권 리서치센터 부장은 "지난달 말까지는 국내 주식시장 유동성과 반도체 실적에 따라 증시가 움직였다면, 중동 전쟁 이후 금리·유가·환율이 나란히 상승하면서 국내 증시도 거시지표에 민감한 환경이 조성됐다. 3개 지표 강세가 잦아들 때까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특히 이달 코스피 대비 낙폭이 작았던 코스닥은 부진한 거시지표에 훨씬 더 취약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차거래 잔고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 등이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로, 통상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공매도는 대차거래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싼값에 사서 갚는 거래다.
대차잔고가 늘면 공매도가 늘게 돼 하락에 베팅하는 수요가 증가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