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한미 안보·통상 패키지 협상 불이익 볼까… 청해부대 파견 딜레마 [美-이란 전쟁]

김경수 기자,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6 18:38

수정 2026.03.16 18:38

정부가 한미 간의 안보·통상 패키지 후속 협상을 앞두고 터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호르무즈해협 내 한국 군함 파견 요구로 인해 딜레마에 빠졌다.

우리 군함을 보내지 않을 경우 곧 진행될 대미 안보·통상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관세와 안보 불이익이 가장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야당이 국회 동의를 요구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군함 파견을 결정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청와대가 '신중 모드'를 유지하는 이유다. 청와대는 16일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군함 파견 요구와 관련, "정확한 진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확한 미국의 입장이 우리에게 전달돼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미국 측과의 소통 여부, 접촉채널, 협의 주체 등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법적 절차를 강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정부는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 즉각적인 국회 논의와 헌법이 정한 국회의 동의 절차를 준수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도 17일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조현 외교부 장관을 불러 최근 이란 사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질의할 예정이다.

가장 큰 딜레마는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한미 간의 안보·통상을 묶는 조인트 팩트시트(한미 정상 간 합의내용) 후속 협상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미국 대표단이 갑자기 터진 이란전쟁 여파로 이달 초 방한을 취소했지만, 우리 정부가 협상을 꾸려서 미국에 먼저 가겠다고 통보했다. 외교부와 관련부처들은 협상단을 꾸려서 조만간 방미할 예정이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프랑스, 영국 등 5개국에 호르무즈해협 안전을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안보와 통상을 묶는 패키지 협상에 돌입할 경우 불이익이 불가피한 셈이다. 일본은 호르무즈해협에 자위대 파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일각에서 전해지면서 우리 정부의 고민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두 나라는 안보와 통상 문제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오는 18일부터 총 4일간의 일정으로 방미길에 오른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위대 파병을 정식으로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사례를 들어 국회 동의 없이 신속한 청해부대 파견을 결정할지도 관심사다. 해외 파병을 위해선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국회에 이미 제출된 청해부대 파병 동의안에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활동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 포함'이라는 문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