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두산에너빌리티, AI 전력시장 '토탈 솔루션' 입지 굳힌다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8 08:48

수정 2026.03.18 08:48

美 기업에 370MW급 스팀터빈·발전기 각 2기 공급
북미서 대형 복합발전 스팀터빈 첫 수주
가스터빈에 이어 북미 복합발전 밸류체인 완성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작하는 스팀터빈 제품.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작하는 스팀터빈 제품.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파이낸셜뉴스] 두산에너빌리티가 북미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에서 '토털 발전 솔루션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가스터빈에 이어 스팀터빈까지 연달아 수주하면서다.

가스터빈 이어 스팀터빈까지..북미 복합발전 밸류체인 완성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미국 기업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370MW급 스팀터빈 및 발전기(각각 2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북미 시장에 스팀터빈을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수주는 단순한 기자재 공급 계약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6일 미국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7기 공급계약을 체결해 북미 시장에서의 가스터빈 수주 행진을 이어간 바 있다. 이 물량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으로, 2029년 5월부터 매월 1기씩 순차 공급될 예정이다. 여기에 이번 스팀터빈 수주까지 더해지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을 아우르는 복합발전 풀 라인업(Full Line-up)을 북미 시장에서 구축하게 됐다.

스팀터빈은 가스터빈에서 발생하는 배열(排熱)을 활용해 추가 전력을 생산하는 복합발전의 핵심 설비다. 천연가스로 가스터빈을 구동하고, 이때 발생하는 고온의 배기가스 열에너지로 증기를 만들어 스팀터빈을 한 번 더 돌리는 고효율 발전 방식이다. 단순 가스터빈 발전 대비 에너지 효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 24시간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발전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북미 스팀터빈 첫 수주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기술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300MW 이상급 대형 스팀터빈 시장에서 최근 5년 간 13기를 수주해 GE버노바, 지멘스에너지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중동 지역에서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총 3400억원 규모의 스팀터빈·발전기 공급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카타르에서도 약 1300억원 규모의 가스복합발전 주기기 수주에 성공하며 수주 행진을 이어왔다. 체코 원전 스팀터빈 계약(약 3200억원 규모)까지 확보한 상태다.

북미 유틸리티·민자발전 사업자까지 복합발전 수출 가속화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성과는 가히 폭발적이다. 2025년 에너빌리티 부문 수주액은 14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주잔고는 23조원에 달해 연간 매출의 약 3배 규모를 확보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2026년 수주액 13조3000억원, 2030년 16조4000억원까지 지속적인 성장세를 전망하고 있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26년 19조2300억원으로, '매출 20조원 시대'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수주를 발판 삼아 북미 지역 유틸리티 기업 및 민자발전 사업자(IPP)를 대상으로 복합발전 모델 수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두산은 북미 시장에서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공급 실적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대규모 복합발전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됐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북미 가스복합발전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가스터빈부터 스팀터빈까지 자체 기술로 공급 가능한 글로벌 사업자는 GE버노바, 지멘스에너지, 미쓰비시파워 등 소수에 불과하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이 대열에 합류하며, K-에너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은 “이번 수주를 통해 북미 발전 시장이 두산의 발전 기술에 대해 강한 신뢰를 보이고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며 “앞으로 북미 고객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을 아우르는 종합 공급업체로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