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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연구하다 만든 화장품이 '대박'...홈쇼핑 넘어 세계 시장 도전 [K스타일웨이브]

강명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8 17:29

수정 2026.03.18 19:40

김윤수 퓨젠바이오 대표
건기식 임상서 피부 개선 발견
성분 타협 안하려고 화장품 사업 결심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시장 겨냥
김윤수 퓨젠바이오 대표. 퓨젠바이오 제공
김윤수 퓨젠바이오 대표. 퓨젠바이오 제공


[파이낸셜뉴스] 가성비를 앞세운 K뷰티 제품이 쏟아지는 가운데 독자 특허성분으로 주목을 받는 화장품 브랜드가 있다. 퓨젠바이오의 바이오 화장품 '세포랩'이다. 데이터 홈쇼핑(T커머스)에서 시작한 입소문이 홈쇼핑으로 퍼지며 최근 누적 판매액 2000억원을 돌파했다. 작년부터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당뇨 연구하다 피부 개선 물질 발견

세포랩은 퓨젠바이오가 버섯에서 발견한 희귀 미생물 균주에서 추출한 바이오 신물질이 핵심 성분이다.

온도, 습도는 물론 산소 농도 등을 최적화한 환경에서 14일의 배양을 거치기 때문에 단가가 높은 편이다.

바이오신약 기업인 퓨젠바이오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면서 소비재인 화장품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한 것도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김윤수 퓨젠바이오 대표는 18일 "처음에는 원료를 화장품 브랜드에 공급하는 사업을 구상했지만 단가 때문에 성분 함량을 낮춰야 했다"며 "화장품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품질에 타협이 없어야 한다고 판단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세포랩은 희귀 미생물 균주 '세리포리아 락세라타'가 뿜어내는 신호물질에서 출발했다. 당뇨병 신약 개발에 앞서 혈당 관리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개발을 위한 임상 과정에서 피부가 좋아진다는 뜻밖의 반응이 나온 것이다. 화장품 원료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외부 기관에 연구를 의뢰한 결과 피부 개선 효능을 확인했다. 2015년 균주 배양액에서 바이오 신물질 '클렙스'를 개발해 화장품 소재화에 성공했다. 관련 연구와 특허 등을 확보하고 2018년 대표 제품인 '세포랩 바이오제닉 에센스'를 시장에 내놨다.

이 에센스는 핵심 성분의 효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클렙스 92.8%와 이 물질을 보호할 부원료 4가지를 추가했다. 퓨젠바이오는 클렙스의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해 보습, 탄력, 피부톤, 리프팅, 치밀도 등 14개 항목에서 꾸준한 개선을 확인했다.

홈쇼핑 넘어 글로벌 시장 정조준

그러나 화장품 사업 초기에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155ml 한 병에 13만원의 높은 가격 때문에 유통채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2021년 T커머스 쇼핑엔티에 진출하면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녹화방송이라 비용이 높지 않은 장점을 보고 시험 삼아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플랫폼 전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판매단가가 19만원으로 쇼핑엔티에서도 고가 상품이었지만 피부 개선 효과를 체감한 4050 여성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T커머스 성과를 바탕으로 2022년 여름 GS샵 방송을 시작했다. 이어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에 연달아 진입해 홈쇼핑 내 주요 화장품으로 떠올랐다. 그 결과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단일 제품 누적 판매액 2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6월 1500억원을 돌파한 후 가파른 성장 속도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홈쇼핑 매출이 대부분이지만 자사몰과 함께 온라인 플랫폼 등 판매채널을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해외 진출도 시작했다.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시장에 집중해 30억원대 수출 성과를 냈다. 가격대가 높은 제품 특성상 선진 시장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올해 미국, 유럽, 일본 등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팝업 매장을 운영했고 미국 유명 편집숍 입점도 준비 중이다.

세포랩은 지난해 말 피부과학(더마) 브랜드 '세포랩RX'를 새로 내놨다. 레이저 시술 후 피부 재생을 돕는 화장품으로 병원에서 시술 후 관리에 활용하도록 겨냥했다. 세포 재생 물질을 강화한 신품종을 개발하는 데 2년여를 거친 신제품이다.
시술을 받고 집에 돌아와서도 관리할 수 있도록 일반 소비자용 제품도 함께 출시했다. 현재 피부과 50곳에서 세포랩RX를 시술에 활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10년에 걸쳐 신물질을 개발하고 이를 아낌없이 담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기존 K뷰티의 성공 방정식을 따르지 않고 제품력만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