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열린 정례회의에 홍콩 H지수 ELS 관련 5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에 대한 과징금 및 과태료 부과 안건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4일 정례회의 당시에도 안건 상정을 못해 이날 관련 제재 수위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차례 또 미뤄졌다. 정례회의가 매달 첫째, 셋째 수요일에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ELS 제재에 대한 최종 결론은 4월에야 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위원회를 통해서 사실관계와 쟁점을 최대한 빨리 정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ELS 과징금 안건을 넘겨받아 심의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세 차례의 제재심의위원회 끝에 홍콩 ELS를 판매한 5개 은행에 1조4000억원대 과징금을 의결했다.
당초 2조원 규모의 과징금을 사전 통보했지만, 제재심을 거치면서 20~30%가량 감경했다. 은행별 과징금 규모는 국민은행이 약 8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신한은행 2000억원대, 농협·SC제일은행이 1000억원 안팎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관 제재 수위 역시 일부 영업정지에서 기관경고로 완화됐다.
금융위는 안건을 넘겨 받은 이후 수차례의 안건소위를 열어 논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여러 쟁점들에 좀처럼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은 상당한 수준의 자율배상에 나섰다는 점을 강조하며 과징금 부담이 너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소법 감독규정에 따르면 피해를 적극적으로 배상하는 등 사후수습 노력이 인정되는 경우 기본과징금의 50%를 감경할 수 있다. 은행권은 피해자들에게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율배상을 진행했다.
특히 최근 잇따른 민사소송 판결에서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이 강조됐다는 점도 금융위로서는 부담이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2민사부는 ELS 투자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가 판매 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은행이 설명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제재 근거를 제대로 마련해놓지 않으면 금융당국은 향후 행정소송 리스크에 휩싸일 수 있다.
이번 사안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례라는 점도 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 결정이 앞으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 제재에 대한 기준점이자 당국의 소비자보호 기조를 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상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제재에 불복해 소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재 쟁점에 대한 논리를 촘촘히 다지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과태료 부과 안건도 의결하지 못하면서 이달에 5년의 제척기한이 도래한 일부 불완전판매 행위에 대한 과태료는 부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5개 은행에 통지한 전체 과태료 약 1700억원 가운데 이달 제척기한이 된 과태료는 수억원 규모로 전해졌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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