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QE)가 중동 에너지 전쟁의 직격탄을 맞으며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에 대형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입국과의 장기 계약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시장 불안이 한층 고조되는 모습이다.
"최장 5년 불가항력"…글로벌 LNG 공급 차질 현실화
카타르에너지의 사드 알카비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중국, 이탈리아, 벨기에 등으로 향하는 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최장 5년간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불가항력은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계약 이행 책임을 면제하는 조치다. 실제 선언이 이뤄질 경우 글로벌 LNG 공급망은 구조적인 차질에 직면하게 된다.
알카비 CEO는 "이번 공격으로 LNG 수출 용량의 약 17%가 손상됐다"며 "완전한 복구까지는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직격탄…가스요금·산업 전반 부담 확대
특히 한국은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은 연간 약 900만~1000만t의 LNG를 카타르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LNG 수입량의 약 25~30%를 차지한다.
카타르에너지가 불가항력을 선언할 경우 한국은 최대 5년간 해당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부족분은 가격이 훨씬 높은 현물 시장에서 조달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발전 단가 상승과 함께 산업용 에너지 비용 증가, 가정용 가스요금 인상 등 경제 전반에 부담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중동 에너지 인프라를 둘러싼 보복 공습의 연쇄 속에서 발생했다.
전날 이스라엘이 이란 남부의 세계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를 타격하자, 이란은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주요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보복 공격에 나섰다.
알카비 CEO는 "라마단 기간에 이웃 무슬림 국가로부터 이런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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