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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덜 받고 덜 비싼 지방으로"... 서울사람 '원정매수' 92% 급증[매물 쏟아지는 서울]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3 18:45

수정 2026.03.23 18:44

올 해운대 등 신축 대단지 사들여
"집 보러 오는 사람 30%가 수도권 거주자입니다. 40대 초반 실수요자들이 특히 많습니다."(부산 해운대구 공인중개사 A씨)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 아파트 매매가 어려워지면서 지방 원정매수가 늘고 있다. 수도권과 물리적으로 먼 지역이지만 주말을 이용해 직접 집을 보러 가는 수요도 꾸준하다. 특히 올해 서울 거주자의 지방 아파트 매수가 전년 대비 92%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연초 서울 및 수도권 거주자들의 지방 아파트 원정매수가 부쩍 늘어났다. 이들이 주목하는 아파트 단지의 공통점은 지방, 신축, 대단지다.

지난 20일 기준 올해 전국 아파트 거래량 1위에 오른 대구 남구 '대명자이그랜드시티'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지난달 입주 사전점검을 했는데 대체로 호평을 했다"며 "서울, 수도권 등 타지에서 온 사람도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명자이그랜드시티는 2023가구의 대단지로 GS건설 브랜드 '자이' 커뮤니티가 포함됐다.

부산 남구에 위치한 '두산위브더제니스오션시티'는 최근 집을 보러 온 10명 중 1명 이상이 수도권 사람이다.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20일에도 서울에서 집을 보러 온 사람이 2팀 이상이었다고 했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3048가구 대단지로 올해 전국 아파트 거래량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르엘리버파크센텀' 방문자는 서울·수도권 거주자 비율이 30%를 넘는다. 해당 단지는 2070가구의 대단지로 이른바 '센텀라인'에 위치해 있다. 인근 지역 공인중개사 C씨는 "원래 타지 사람들 수요가 여름에 많은데, 올해는 겨울·초봄 시즌에 늘어나 의아하긴 했다"고 전했다. 르엘리버파크센텀 입주는 2030년 5월로 예정돼 있다.

이처럼 수도권 거주자들의 지방 신축 대단지 수요가 늘고 있는 이유는 크게 △입지 대비 저렴한 가격 △비규제 지역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 대비 저렴한 가격이다. 해운대 노른자 땅에 있는 르엘리버파크센텀의 경우 '국평' 전용면적 84㎡ 실거래 가격은 12억~14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평당 4000만원대로 1억원을 훌쩍 넘는 강남, 서초 대비 30~40% 수준이다.

규제가 적은 것도 또 다른 이유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제 등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매매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지방으로 일부 눈을 돌렸을 수 있다"며 "지방은 규제가 적기 때문에 '저점 매수'를 하려는 수요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통계정보 R-ONE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에서 비서울아파트를 매매한 건수는 2855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1483건 대비 92.5% 급증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범위를 경기도까지 넓히면 수치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