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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전 준비하는 이스라엘... 레바논 국경선까지 바꿀 태세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5 14:34

수정 2026.03.25 14:34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접경 지역에 이스라엘군 전차가 집결된 모습.로이터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접경 지역에 이스라엘군 전차가 집결된 모습.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 정부가 레바논 남부를 점령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헤즈볼라를 상대로 하는 지상전을 강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레바논 전체 영토의 약 10%에 달하는 지역을 사실상 점령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돼 중동 정세에 거대한 파장이 예상된다.

24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와 BBC 등 외신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리타니강까지 군대를 진격시켜 이른바 '방어용 완충지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지난 화요일 군 참모총장과의 회의에서 "이스라엘군은 리타니강까지의 보안 구역과 잔존 교량들을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타니강은 이스라엘 국경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지점으로 지중해와 맞닿아 있다.



카츠 장관은 이번 작전을 가자지구에서의 군사 행동에 비유하며, 국경 인근 건물을 철거해 전방 방어선을 구축하고 헤즈볼라의 인프라를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를 시키지 못하면서 이스라엘이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레바논 정부는 헤즈볼라와 충돌이 다시 내전으로 번지는 것을 크게 우려해왔다.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지난 2024년 휴전 합의에 따라 레바논 남부 점령 지역에서 철수를 했어야 했다며 이스라엘이 민간인들에 대한 집단 응징을 계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새로운 국경은 리타니강이 되어야 한다"며 남부 레바논의 병합 필요성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헤즈볼라는 즉각 반발했다. 헤즈볼라 소속 하산 파들랄라 의원은 "이스라엘의 점령 시도는 레바논 국가에 대한 존립적 위협"이라며 "우리는 침략에 맞서 땅을 지키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라며 저항을 예고했다.

레바논 남부는 헤즈볼라의 지지층인 레바논의 시아파 이슬람의 중심지며 기독교 등 다른 종교 신자들도 거주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작전은 이달초 친이란 성향의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을 감행하자 시작됐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3일 이후 리타니강 위의 교량 5개를 파괴했으며, 국경 인근 마을의 주택 철거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이것이 헤즈볼라를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국제법상 교량이나 민간 가옥 등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카츠 장관은 이스라엘에서 레바논 국경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경고하면서 마을 거의 대부분이 비어있었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남부 레바논과 수도 베이루트 일부가 피해를 입었으며 현재까지 민간인 1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100만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정치적 긴장도 최고조에 달했다. 레바논 정부는 24일 이란 대사를 '기피 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하고 이번 일요일까지 출국할 것을 명령했다.
이는 단교는 아니지만, 헤즈볼라의 배후인 이란과 거리를 두려는 이례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