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안구암의 한 종류인 망막모세포종 판정을 받은 영아가 결국 한쪽 눈의 시력을 상실하게 된 사연이 알려졌다. 이 아기는 평소 눈동자에서 베이지색 계열의 빛이 뿜어져 나오는 특이 증상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는 40세 여성 제니퍼 솔트가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은 딸의 눈에서 이상 신호를 발견한 후 딸이 암 진단까지 받게된 사연을 지난 24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니퍼는 아이를 낳은 지 수 주가 흐른 시점에 딸의 좌측 안구가 지속적으로 부어오르며 분비물이 생기는 이상 현상을 알아차렸다. 담당 의사들은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이 안구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베이지색 빛 감돌기 시작
그러나 시일이 흐르면서 아이의 안구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베이지색 빛이 감돌기 시작하자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지속적인 의료기관 진료 결과, 아이의 안구에 악성 종양이 생겼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밀 검진을 통해 매기는 좌우 안구 전체에 망막에서 기원하는 소아 희귀 악성 종양인 '망막모세포종'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기는 태어난 지 4개월이 되던 시점에 최초로 항암 요법을 시작했다. 해당 치료의 여파로 좌측 안구의 부피가 지나치게 수축하면서 부득이하게 적출 수술을 받았다. 현재 정규 교육 기관에 들어갈 만큼 성장한 매기는 우측 안구의 경우 비교적 양호한 시력을 보존하고 있는 상태다.
세포 소멸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분열… '악성 종양' 형성
해당 질환은 안구 후면부에서 빛을 인식하는 기관인 망막에 자리 잡는다. 이는 어린아이들에게서 가장 빈번하게 발병하는 안구암으로 분류된다. 발병 기전은 RB1 유전자의 변이에 기인한다. 전체 발병 사례 중 30%가량은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며, 그 외에는 자발적인 변이 현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변이로 인해 세포가 소멸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분열을 일으켜 악성 종양을 형성하게 된다. 현재까지 유전적 요인 이외에 특정한 환경적 조건이나 생활 패턴이 해당 질환을 유발한다고 입증된 바는 없다.
이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백색 동공' 현상이다. 이는 안구 내부에서 하얀색 빛이 튕겨 나오는 상태를 의미한다. 망막에 자리 잡은 악성 세포 덩어리가 마치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하며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은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려 촬영한 사진에서 뚜렷하게 관찰되며,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시야에 들어오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두 눈에 동시에 나타나기보다는 단일 안구에만 발생하는 비중이 높다. 이 밖에도 안구의 위치가 틀어지는 사시를 비롯해 시력 감퇴, 안구 결막의 충혈 및 부어오름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망막세포종, 희귀 소아암으로 분류
이 같은 망막세포종은 전 세계적으로 발병 빈도가 극히 낮으며, 국내에서도 연간 발병 인원이 수십 명 안팎에 그치는 희귀 소아암으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안구를 제거하지 않고 원래 상태를 유지하는 사례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
해당 질환이 의심될 경우 즉시 안구 초음파를 비롯해 망막 정밀 검진,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진단을 거쳐야 한다. 발병 초반에 의학적 조치를 취할수록 시각 기능을 유지할 가능성도 높다. 환자의 병세에 따라 적용되는 의료적 접근법은 차이를 보인다.
초기 단계의 환자에게는 레이저 요법이나 냉동 요법을 적용할 수 있다. 레이저 요법은 미세한 악성 조직을 직접적으로 소각하거나, 해당 부위로 유입되는 혈액의 흐름을 막아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국소적 처치법이다. 반면 냉동 요법은 악성 조직을 급속도로 냉각시켜 파괴하는 원리를 활용한다. 이 방식은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망막 내 악성 조직을 제거할 때 주로 활용된다.
병세가 중등도 이상으로 악화한 상태라면 항암 요법을 시행해야 하며, 불가피할 경우 안구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안구 제거술은 악성 조직의 크기가 비대해져 시각 기능을 지켜낼 확률이 희박하거나, 여타의 의학적 조치로 통제가 불가능할 때 주로 결정된다. 또한 시신경으로 악성 세포가 전이돼 환자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가해질 가능성이 존재할 때도 시행된다. 이 같은 수술을 마친 환자는 이후 인공 안구를 제작해 착용하는 절차를 밟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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