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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번스의 역설'...터보퀀트발 메모리 쇼크는 기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7 04:07

수정 2026.03.27 11:00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메모리 효율을 급격히 높이는 구글의 터보퀀트 기술 발표로 26일(현지시간)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 메모리 종목들 주가가 폭락했지만 과도한 반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 연합
인공지능(AI) 메모리 효율을 급격히 높이는 구글의 터보퀀트 기술 발표로 26일(현지시간)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 메모리 종목들 주가가 폭락했지만 과도한 반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 연합

구글의 인공지능(AI) 메모리 압축 기술인 터보퀀트(TurboQuant) 충격파가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 메모리 종목들을 강타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오후 장에서 마이크론은 전장 대비 28.81달러(7.54%) 급락한 353.28달러, 샌디스크는 70.02달러(10.33%) 폭락한 607.84달러로 추락했다.

커닝페이퍼 덕에 긴 노트 필요 없다(?)

구글에 따르면 일종의 ‘커닝 페이퍼(디지털 치트 시트)’인 터보퀀트는 AI의 단기 기억장치 역할을 하는 ‘K-값 캐시(KV Cache)’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알고리즘이다. 더 많은 정보를 압축하고, 압축된 정보가 ‘환각’을 일으키거나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성패를 좌우한다.

구글은 터보퀀트가 AI 모델의 정확도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키값 캐시 크기를 기존의 최소 6분의1로 줄이고, 속도는 최대 8배 높였다고 밝혔다.



AI의 일부 메모리 사용 효율을 최대 6배 높였다는 것은 끊임없이 늘어나기만 하는 메모리 수요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커닝 페이퍼가 잘 만들어지면 방대한 분량의 노트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버코어 애널리스트 아밋 다리야나니는 26일 분석노트에서 “구글이 25일 공개한 터보퀀트 기술이…견인력을 얻게 되면 D램이나 낸드(NAND) 같은 메모리의 장기 수요 가정을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가 기억장치에 해당하는 메모리를 끊임없이 점점 더 많이 필요로 해 메모리 공급 부족은 가까운 시일 안에는 해결될 수 없다는 기존 가정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번스의 역설, 메모리 수요 증가한다

일본계 미즈호 증권은 그러나 지금의 공포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미즈호 애널리스트 조던 클라인은 26일 분석노트에서 구글이 공개한 터보퀀트 기술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며 이런 내용이 이미 메모리 수요 전망에 포함됐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클라인에 따르면 터보퀀트 알고리즘 연구와 관련한 기술 초안은 이미 지난해 4월 온라인에 등장했고, 업계에 이런 기술을 연구하는 전문 인력들이 포진해 있다.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이 되려 메모리 수요를 부추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 웜지 모핸은 이날 분석노트에서 샌디스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비소소는 터보퀀트로 메모리 효율이 높아지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업체(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대비수익률(ROI)이 높아질 수 있고, 효율성 증대는 결국 메모리 수요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핸은 비소소와 대화 뒤 샌디스크 ‘매수’ 투자의견과 900달러 목표주가를 재확인했다.

웰스파고의 애런 랭커스 애널리스트 역시 터보퀀트 같은 기술 혁신은 AI 산업이 더 큰 효율성을 달성하고 있다는 사례라면서 메모리 상승 모멘텀을 꺾을 요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차익실현

이날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주가 폭락은 이란 전쟁에 따른 불안한 투자 심리와 이들 두 종목의 과거 가파른 주가 상승이 겹친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크론은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286% 폭등했고, 올 들어서도 25% 가까이 급등했다.


샌디스크는 1년 상승률이 1062%에 육박하고, 올해 상승률은 157%가 넘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