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졸업 요건·변호사시험 응시 등 조건에 기초법학 과목 이수 필수로
한국법학교수회는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엘타워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해 다음달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한국법학교수회는 결의문을 통해 "합격률이 적어도 80%에 이르러야 로스쿨 현장에서 시대에 맞는 충실한 법학 연구와 교육을 기대할 수 있다"며 "50%대의 낮은 합격률 아래에서 학생들은 현재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의 해법을 고민하는 다양한 법 과목들을 수강할 여유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로스쿨 제도의 본질인)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 체제는 교육 제도뿐만 아니라 변호사시험 제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로스쿨 제도의 개선과 더불어 변호사시험 제도의 개혁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한국법학교수회는 "이는 학생들이 수강하지 않는 과목의 교수 채용 기피와 개설 강좌 수의 순차적 감소로 이어졌다"며 "이 같은 학교 교육의 파행은 법조인 양성 체계와 법학 교육의 근간을 위협할 것임을 재차 경고하며, 법학 교육과 법조인 양성 제도 정상화를 위한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엄중히 권고한다"고 부연했다.
한국법학교수회는 변호사시험 합격률 상승이 로스쿨 제도 도입 취지의 존중과 법률 산업의 국내외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임 회장인 정영환 법무법인 TLBS 대표변호사(전 고려대 로스쿨 교수·사법연수원 15기)는 인사말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법학 교육·연구가) 송무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 국제단체, 사기업, 공기업, 학교, 개인 생활 등 전반에서 필요하므로 이를 개선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선 변호사 합격자 수 증원은 당연하다"며 "다만 지금은 (로스쿨 제도 도입 당시 약속과 달리) 잠시 정체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이어 "변호사시험 합격 위주로 치우친 로스쿨 교과 과정을 기초법학 등 학술 영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합격자 수 증원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국법학교수회는 시민들에게 보다 질 좋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변호사를 양성하기 위해 '선택과목 이수제' 도입도 추진 중이다. 로스쿨 졸업을 위해 법철학 등 기초법학 과목 이수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최봉경 한국법학교수회 회장(서울대 로스쿨 교수)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가 시종일관 추진해 온 선택과목 이수제 법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고, 새로운 시대에 맞춰 전면 개정 발의된 '법학교육지원법'도 아직 동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학문과 법조 생태계를 둘러싼 세상을 전체적으로 꿰뚫어 보게 된다면 우리 모두를 위한 분명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법학교수회는 이 밖에 이날 정기총회에서 총 4개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구체적으로 △국회에 발의된 '선택과목 이수제' 법안의 신속한 통과 및 시행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고를 통한 법학 교육의 정상화 △법학 교육 지원 확대 및 각종 국가고시·자격증 시험 내 법학 과목 강화를 통한 법과대학 유지·발전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 설립 취지 존중 및 제도의 조속한 개선·보완이다.
한국법학교수회는 25개 로스쿨과 전국 법과대학(법학부·과)에 소속된 법학 전공 교수들을 대표하는 법정 단체로 1964년 설립됐다. 교수회 회장은 대법관과 검찰총장 등 법조계 고위공직자 후보추천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학술 활동 증진, 법학 교육 발전, 법학계와 법조 실무계의 협력, 법률 문화와 법치주의 창달을 통해 국가 발전에 헌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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