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전쟁에 ‘터보퀀트 변수’까지…반도체株 흔들, 전망은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9 14:41

수정 2026.03.29 14:41

AI 그래픽. /사진=뉴시스
AI 그래픽.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구글의 AI 경량화 기술 ‘터보퀀트(TurboQuant)’ 공개 등으로 반도체주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구글이 터보퀀트를 공개한 지난 25일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기준 4.92%, SK하이닉스는 7.34% 하락하며 단기간 조정 흐름을 보였다.

이번 주가 약세에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수급 요인과 함께 산업 변수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이 공개한 터보퀀트는 KV 캐시(AI가 이전 대화 내용을 저장하는 메모리) 사용량을 줄여 AI 구동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 메모리 수요 구조 변화 가능성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이어진 외국인 매도 흐름에 더해 터보퀀트 관련 업황 변수까지 부각되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매도 압력이 한층 강화된 모습이다. 26~27일 이틀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조8393억원, SK하이닉스를 1조9370억원 각각 순매도하며 코스피 전체 순매도 규모 6조3901억원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달 3일부터 27일 기준으로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9조9344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이 중 삼성전자(-15조5587억원)와 SK하이닉스(-6조3192억원)에 매도가 집중됐다.

외국인 보유비중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48.90%로 내려오며 지난 2016년 1월 이후 약 10년 만에 48%대로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25일 코스피 고점 구간에서 54.48%를 기록한 이후 53.21%로 낮아지며 외국인 지분율이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터보퀀트를 두고 메모리 수요에 미칠 영향을 놓고 해석의 온도차가 나타난다. 일부에서는 메모리 사용량 감소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고 본다. KV 캐시 압축을 통해 동일한 인프라에서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신규 메모리 수요 확대 속도가 완만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비용 절감이 오히려 AI 활용 확대를 촉발해 전체 메모리 수요를 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세부적 영향에 대해 시각 차가 있는 상황이지만 중장기적으로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는 증권가의 공통된 인식이 형성돼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의 사용이 단기적으로 HBM의 용량 축소 또는 증가율 하락을 가져와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반대로 낸드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AI 사용량의 증가를 불러와 전반적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