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29일 유족 간담회서 왜곡 대응·기록관·신고 연장 언급
제주도 “중앙정부·국회와 협력해 약속 현실화”
4·3 명예회복 과제, 입법·행정 동시 추진
제주도 “중앙정부·국회와 협력해 약속 현실화”
4·3 명예회복 과제, 입법·행정 동시 추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제주4·3 유족 간담회에서 국가폭력 범죄 공소시효 완전 폐지와 4·3 후속 제도개선 의지를 밝히자, 제주특별자치도도 후속 대응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9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유족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4·3 추념식에 앞서 제주를 찾은 배경에는 외교 일정이 있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대통령 방한 일정 때문에 4월 3일 추념식 참석이 어려워 일정을 앞당겼다. 방명록에는 “제주4·3을 기억하며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민형사 시효제도를 폐기하겠다”고 적었다.
이날 대통령이 가장 강하게 언급한 대목은 국가폭력 범죄 시효 문제였다. 이 대통령은 4·3 진압 공로 서훈 취소 근거 마련과 함께 국가폭력 시효를 영구 폐지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저지른 폭력 범죄는 시간이 지났다고 책임을 면하게 두지 않겠다는 메시지다.
대통령 발언에는 4·3 왜곡 대응과 후속 제도개선 과제도 담겼다. 유족 신고 기간 연장, 가족관계 정정 확대, 기록물 관리 강화와 아카이브 기록관 추진, 유해 신원 확인 강화, 유족 지원 법적 근거 마련 등이 함께 거론됐다. 이미 국가 차원의 사과와 특별법 개정,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까지 이뤄졌지만 유족 입장에서는 여전히 제도 보완이 필요한 과제가 남아 있다는 점을 정부가 다시 확인한 셈이다.
제주도도 곧바로 호응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대통령이 직접 제주를 찾아 유족을 위로하고 4·3 왜곡 처벌 특별법 개정, 공소시효 폐지, 신고 기간 연장 같은 과제에 구체적 의지를 밝힌 데 대해 감사 뜻을 전하며 중앙정부와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 이 약속이 현실이 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미 4·3 기록관 건립 절차와 희생자 유해 발굴·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대통령이 언급한 과제를 기준으로 중앙정부의 제도개선 논의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전망이다. 행정 차원의 준비가 필요한 사안과 국회 입법이 필요한 사안이 섞여 있어 실제 속도는 정부·국회 협의에 달릴 가능성이 크다.
이번 간담회가 던진 의미는 분명하다. 4·3은 추념 행사만으로 마무리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왜곡 대응과 가족관계 정정, 유족 지원, 기록 보존, 유해 신원 확인처럼 지금도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대통령이 직접 공소시효 완전 폐지를 꺼낸 만큼 앞으로 논의의 무게중심은 ‘기억’에서 ‘제도 완성’으로 더 옮겨갈 가능성이 커졌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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