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 늘며 금융당국 권위 흔들
금소법 시행 후 징계 불복 소송 급증
홍콩 ELS 불완전판매도 불복 조짐
제재 정당성 높일 제도 보완 시급
금소법 시행 후 징계 불복 소송 급증
홍콩 ELS 불완전판매도 불복 조짐
제재 정당성 높일 제도 보완 시급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사들이 당국의 제재에 불복, 금융위·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가액은 약 110억원(진행 중인 사건 기준)에 달했다.
2심, 3심까지 끌고 가는 사건들까지 포함하면 피소액은 더욱 불어난다.
은행 등 금융사들이 당국의 처분에 본격적으로 반발하기 시작한 것은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도입된 이후다. 그간 금융사들은 인허가권이나 감독권한 등을 쥐고 있는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에 맞서기가 부담스러웠다. 최고경영자(CEO) 등에 대한 인적 제재를 제외하고는 소송을 자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금소법 시행 이후 제재 강도가 강해지고, 쟁점이 복잡해지면서 처분을 늦추거나 결과를 뒤집기 위해 법원의 판단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최근 3년간 제기된 소송은 총 177건으로 △2023년 54건 △2024년 63건 △2025년 60건 등 우상향하는 추세다.
당장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제재도 은행들의 불복 소송이 예상된다. 현재 금융위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대한 과징금 및 과태료 부과를 두고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이 ELS 가입고객 대다수를 대상으로 자율배상을 했고, 민사소송에서도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이 강조된 점 등을 들어 제재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어서다. 행정소송은 물론 소매금융 영업 철수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리스크가 커지면서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금융위가 소송 대응을 위해 집행한 예산은 약 9억원이다. 2023년 4억2000만원에 비하면 2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예산을 11억원으로 확충하며 진열 재정비에 나섰다.
금융사들의 줄소송으로 번지면서 당국의 정책 정당성과 신뢰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전방위적으로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하는 만큼 당국이 존재감을 더욱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정문 의원은 "금융당국의 제재가 금융사와 법원 모두를 납득시킬 수 있으려면 제재의 정당성과 적정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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