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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삼풍 참사에 "언론 과장 보도" 탓해..대외비 문서 30년만 공개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31 15:08

수정 2026.03.31 15:07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뉴스1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수습 초기에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정황이 30년만에 공개된 문서에서 드러났다.

31일 비밀해제된 지난 1995년 외교문서중 '코르만 바누아투 총리 대통령 예방 요록'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다음날인 1995년 6월30일 오전 10시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의 막심 칼롯 코르만 총리의 예방을 받았다.

요록에서는 김 전 대통령이 코르만 총리의 삼풍사고 위로 서한에 사의를 표하고는 "사건이 없는 것이 제일 좋지만, 공업화로 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상이며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경제가 발전된 중요한 나라치고 사건이 없는 나라가 없고, 경제가 발전되다 보면 사건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100% 완전한 나라는 없다"며 "미국에서도 사건이 많이 나고 있으며 일본도 심각할 정도로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바, 예외 없는 나라가 없다"고 강조했다.

참사 상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코르만 총리에게 "우리나라는 언론의 자유가 지나치게 보장돼 있고 민주주의가 발달돼 있어 언론들이 너무 많이 과장되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 언론들은 일단 (사건이) 발생했다 하면 엄청나게 과장 보도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 성장 경험을 배우고 싶다며 한국을 공식 방문한 바누아투 총리를 만난 상황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가의 이미지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부득이 상황을 축소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실제로 당시 코르만 총리 접견 직전, 소속당인 민자당 당직자들과의 조찬모임, 국무위원들과의 오찬 모임 등을 모두 당일 취소해 사고 대응에 나섰다.

코르만 총리를 만난 다음날인 1995년 7월1일에는 직접 현장을 찾아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 등을 격려하고 생존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번에 함께 비밀 해제된 '크리스토퍼 국무장관 접견요록'에 따르면 김 대통령은 참사 약 한 달 뒤인 같은 해 7월 25일 미국에서 만난 워런 크리스토퍼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삼풍 사고 희생자에게 조의를 표하자 "우리는 유교적 풍속 때문인지,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모두 대통령 책임인 것으로 돌리는 잘못된 관습이 있는데, 최근 이러한 경향이 변하는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는 사망자 502명, 부상자 937명을 내 대한민국 정부 출범 후 단일사고로는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건으로 기록됐다.

외교부는 31일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 2천621권, 37만여 쪽을 심사를 거쳐 일반에 공개했다. 정부는 국민 알권리 보장과 외교 행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생산된 지 30년이 지난 외교문서를 매년 공개하고 있다. 사진은 '삼풍 참사' 다음 날인 1995년 6월 30일 바누아투 총리를 접견한 김영삼 대통령의 발언이 적힌 요록 캡처. 외교부 제공
외교부는 31일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 2천621권, 37만여 쪽을 심사를 거쳐 일반에 공개했다. 정부는 국민 알권리 보장과 외교 행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생산된 지 30년이 지난 외교문서를 매년 공개하고 있다. 사진은 '삼풍 참사' 다음 날인 1995년 6월 30일 바누아투 총리를 접견한 김영삼 대통령의 발언이 적힌 요록 캡처. 외교부 제공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