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이란 전쟁 최대 피해자는 한국 코스피 지수인 것으로 집계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자료를 인용해 코스피 지수가 3월 한 달 20% 가까이 폭락해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28일 이란을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한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데다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코스피 지수가 입은 타격이 특히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빅3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이 포진한 코스피 지수는 아울러 구글의 ‘터보퀀트’ 기술 발표로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가 기대보다 적을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충격이 가중됐다.
또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헬륨을 비롯한 원자재 공급이 차질을 빚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HSBC 아시아태평양 공동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랴오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신흥국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극도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랴오는 이어 “특히 한국은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비중이 높아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수요 위축 우려가 지수에 즉각 반영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지수에 이어 두 번째로 성적이 좋지 않았던 시장은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 DFM 종합지수였다. 3월 월간 낙폭이 16%를 웃돌았다. 부동산 개발업체들과 항공사 에어 아라비아가 고전하면서 지수가 급락했다.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 225지수도 월간 하락률이 10%를 웃돌아 네 번째로 저조한 지수로 남았다.
반면 노르웨이 오슬로 OBX와 오만 MSX30 지수는 각각 상승률 1, 2위를 기록했다. 산유국이자 석유 수출국이라는 점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특히 장점이었다. 전력, 화학, 선박 종목들을 중심으로 지수가 3월 한 달 강한 상승세를 탔다.
한편 에너지 수입국이지만 최근 재생에너지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수입 의존도를 낮춘 것으로 평가받는 중국 증시는 이번 위기에서 상대적으로 탄탄한 회복탄력성을 보여줬다. CSI 300 지수는 낙폭이 5.5%에 그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 중국 담당 전략가 위니 우는 중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비결로 최근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과 함께 에너지 다변화 노력을 꼽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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