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고효율' 경영 신호탄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쇠더룬드 넥슨 일본 법인 회장은 전날 도쿄에서 열린 자본시장 브리핑(CMB)에 참석해 "넥슨이 기존에 목표했던 '매출 7조 원'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넥슨의 인력 및 비용 구조가 지나치게 비효율적임을 염두에 둔 자아비판이다.
넥슨은 지난해 4조 5000억원 이상의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하고, 8년 연속 1000억엔(약 9587억원) 이상의 영업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등 견고한 성과를 이어왔다. 하지만 쇠더룬드는 다른 시각에서 넥슨을 진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대형사 EA에도 몸담았던 그는 'AAA급' 게임 제작에 수백명을 투입하는 게임업계 관행에 대해 줄곧 비판적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가 엠바크 스튜디오를 이끌며 개발한 '아크 레이더스'는 AI를 이용해 작업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100명 안팎의 인원만을 투입해 성과를 냈다. 쇠더룬드 회장은 "아크레이더스는 적은 인원과 낮은 비용으로도 'AAA'급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20년간 라이브를 운영한 300여개 프랜차이즈 팀을 하루 아침에 움직일 순 없지만 이러한 사고방식을 넥슨 전반에 적용하면 변화와 성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사간 마찰도 부담으로 작용
쇠더룬드는 이런 경험을 그대로 넥슨에 적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넥슨의 신작 게임 포트폴리오는 물론 이에 따른 인력 구조 역시 재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에 걸친 이중 운영 구조로 인해 운영비가 중복으로 발생하던 던파 모바일 중국 서비스를 텐센트로 이관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024년 중국에 출시된 던파 모바일은 출시 약 한 달여 만에 2억 7000만달러(약 3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흥행 신기록을 썼다. 해당 매출 규모는 한국에서 2년 3개월치에 달한다. 넥슨은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같은해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간 매출 4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매출 상승세가 꺾이며 부진이 이어졌다. 중국 던파 모바일의 흥행을 두고 네오플의 성과급 지급 규모와 산정 방식에서 노사 간의 극심한 마찰을 빚어온 것도 넥슨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IP 고도화하고 AI로 개발 혁신
업계에서는 넥슨 전사 차원의 비용 구조 효율화 작업을 최근 한국과 홍콩에 설립된 '넥슨 에이치큐(HQ)'가 맡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정헌 CEO가 대표이사를 겸하는 이 조직은 경영 전략 및 자금 운용이라는 관리 영역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시장조사, 경영자문, M&A, 구조조정, 가치평가 등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넥슨은 자사의 장수 지식재산권(IP)인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를 중심으로 고도화하며 프랜차이즈 IP를 5개까지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게임 개발 과정에서 AI 전략인 '모노레이크 이니셔티브'가 실행된다. 모노레이크는 넥슨이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와 인사이트에 모든 개발자와 운영팀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적인 시스템이다. 넥슨이 축적한 30년 이상의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AI로 대규모로 활용해 개발과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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