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영유아 인지교육 원천금지
3세 넘어도 하루 3시간만 허용
‘월 154만원’ 사교육 열풍 제동
입학 레벨테스트 등 서열화 막고
위반 땐 매출 50% 과징금 철퇴
3세 넘어도 하루 3시간만 허용
‘월 154만원’ 사교육 열풍 제동
입학 레벨테스트 등 서열화 막고
위반 땐 매출 50% 과징금 철퇴
정부가 3세 미만 어린이에게 영어·수학 같은 교과 공부를 아예 못 하게 하고, 3세 이상도 하루 3시간까지만 허용해 일명 '영어유치원'의 종일반 운영을 사실상 금지한다. 또 모든 형태의 레벨테스트와 비교서열화 시험을 금지하고, 위반 시 매출액 50% 이내의 과징금 등 강력 제재를 도입해 조기 사교육 시장을 놀이 중심의 공교육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4세·7세 고시'로 불리는 조기 입학시험과 영어유치원 확산으로 아이들이 발달에 맞지 않는 학습을 강요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동 발달권 보호를 위한 영유아 사교육 대응 방안'을 1일 발표했다.
정부가 이처럼 이례적으로 강력한 규제책을 꺼내 든 배경에는 기형적으로 비대해진 영유아 사교육 시장이 있다. 교육부 조사 결과, 유아 대상 반일반 영어학원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154만5000원에 달한다.
강민규 교육부 영유아정책국장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과도한 사교육이 확산되면서 아이들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정서적 부담과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영유아의 발달권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데 있다. 우선 학원법을 개정해 만 3세(36개월) 미만 영아를 대상으로 한 영어·수학 등 인지 위주의 교습 행위를 원천 금지한다. 3세 이상 유아의 경우도 하루 3시간, 주 15시간을 초과하는 인지 교습을 할 수 없다. 사실상 오전부터 오후까지 영어 수업으로 채워지던 '영어유치원'의 기존 운영 방식이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입학 단계부터 아이들을 줄 세우던 관행에도 제동을 건다. 소위 '레벨테스트'라 불리는 선발 시험과 비교서열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거나 유해 교습, 허위 광고를 하는 학원에는 위반 행위 관련 매출액의 최대 5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규정을 신설한다. 또 기존 300만원 이하인 과태료를 1000만원으로 상향하고 매출 기반 과징금을 병행 도입해 규제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강 국장은 "그동안 과태료가 고액 학원의 수익 대비 미미해 제재력이 부족했다"며 "불법 교습을 통해 얻는 기대 수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3세 미만 영아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인지 교습 행위는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권을 침해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규제와 동시에 공교육 강화 카드도 내놨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연계한 '5세 이음교육'을 확대하고, 수요 맞춤형 돌봄 기반을 넓혀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흡수할 계획이다. 유아기 놀이 중심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대국민 캠페인도 병행한다.
강 국장은 "이번 대책은 영유아 시기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마련했다"며 "대한민국의 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바로 입법 추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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