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호 해운協 상근부회장 간담회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까지 수개월
에너지 화물수송능력 조기 법제화
국적선사 선복량을 2배 확대 목표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까지 수개월
에너지 화물수송능력 조기 법제화
국적선사 선복량을 2배 확대 목표
"호르무즈 등 지정학적 사태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해운산업이 어떻게 역할을 할 것인가다"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해운협회에서 열린 해양기자협회 간담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를 해운 안보의 최전선으로 규정했다.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호르무즈 위기는 '배가 없으면 나라가 멈춘다'는 해운업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쟁 등 유사시 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전략상선대를 200척(현재 88척)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K-전략상선대, 에너지 안보 '방파제'
그는 "전쟁 등 유사시 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전략상선대를 육성해야 한다"며 "현재 88척 규모의 국가 필수선박제도를 확대 개편, 200척으로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전략상선대는, 평시 물동량의 40%를 전략물자 수송선으로 지정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국적선 적취율이 2024년 38.2%에 불과한데, 이 비율이 향후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협회는 이에 '국가 전략상선대 운영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협회는 해수부와 공동으로 국적선사 우선 계약 의무화 조항 신설 등을 골자로 해운법 개정을 추진하고, 핵심 에너지 화주가 국적선을 이용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한국인 해기사 고용 확대를 위한 세제 혜택과 제도적 지원, 선원소득 전액 비과세 추진, 승선근무예비역 배정규모 복귀(800→1000명) 등도 함께 추진한다.
양 부회장은 "국적 컨테이너 선대가 전체의 4%에 불과하다"며 "수출입 물량을 고려할 때 중국·대만·일본 등 경쟁국 대비 현저히 적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HMM 등 국적선사의 선복량을 현재 100만TEU에서 200만TEU로 2배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의 99.7%가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음에도 국적 컨테이너 선사의 선복량 점유율은 4%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는 한국형 해사클러스터 유지에 대한 위기의식도 드러냈다. 벌크선, 소형 유조선, 소형 컨테이너선 등은 수익성이 낮아 국내 조선소가 건조를 꺼리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다양한 선종에 대한 건조 역량과 선박 기자재 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다.
양 부회장은 "미국·일본은 시장 논리에 맡겼다가 경쟁력을 잃었고, 뒤늦게 안보 차원에서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해운-조선 간 상생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해운조선안보기금 조성을 통해 중국과의 20~30% 수준의 선가 격차를 보전한다. 국산 후판 사용 시 중국산과의 가격 차이를 보전해 국내 조선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호르무즈 정상화까지 수개월"
양 부회장은 "호르무즈 해협 내에 갇혀있는 10개 중소선사는 보유 선박이 많아야 4~5척인데, 그중 1~2척이 갇혀 있어 운전자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이미 지원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페르시아만 걸프 해역이 사실상 막혀 있어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를 통해 원유 일부를 들여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을 대안으로 검토했으나 후티 반군의 위협으로 홍해를 통한 수송마저 차단된 상태다. 양 부회장은 "정전이 선언되더라도 보험사가 해당 해역의 통항을 인정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2~3주 내 정전이 이뤄진다 해도 해운 정상화에는 수개월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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