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새만금∼수도권 구간
1년 당겨 2030년 완공 목표
'전력망 특별법' 제도 뒷받침
HVDC 변압기 국산화 착수
1년 당겨 2030년 완공 목표
'전력망 특별법' 제도 뒷받침
HVDC 변압기 국산화 착수
에너지고속도로 건설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에너지 공약이다. 발전을 해도 갈 곳 없는 호남의 태양광 에너지를 전력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과 산업단지에 적기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에너지고속도로를 위해 설치되는 해저 HVDC 노선이 수도권 수요를 일부 흡수하면 지상에 새로 건설해야 하는 송전선로의 규모가 줄어든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에너지고속도로 공약이 어디까지 왔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여 만에 '에너지고속도로' 구상이 설계도와 발주서로 현실화되고 있다. 핵심 사업은 서해안 고압직류송전(HVDC) 선로다. 호남의 태양광 등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까지 실어 나를 총 1070km의 해저 전력 동맥이다. 2026년 3월 현재, 1단계 사업인 새만금-서화성(220km, 2GW)은 해양조사와 설계용역이 발주된 상태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 지형을 활용한 'U자형 해상 전력망'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수요·공급 엇박자 영향에 속도전
5일 정부 등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는 지난 2월 2026년 업무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서해안·남해안 재생에너지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핵심 과제로 발표했다. 이는 국가 핵심 산업 전력 공급과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달성을 목표로 하며, 오는 8월 26일부터 관련 법 시행에 따라 전력망위원회가 총괄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한국전력도 지난 3월 서해안 HVDC(초고압직류송전) 에너지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본격화하고, 1단계인 새만금-수도권 구간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30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처럼 사업에 속도를 내는 데에는 두 가지 압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는 호남권의 재생에너지 과잉, 다른 하나는 수도권의 만성적인 전력 부족이다.
2033년 기준 호남권 신재생에너지 발전 허가 물량은 48.5GW에 달한다. 그러나 이 전력을 실어 나를 송전망이 부족하다. 태양광이 최대 출력을 내는 낮 시간대에는 발전기가 과잉 생산을 이유로 출력을 강제 감축당하는 반면, 같은 시각 수도권의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은 전력 부족에 시달린다.
또 기존 송전선로에 고장이 발생하면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해도 송전할 수 없고, 이는 전압 불안정을 거쳐 광역 정전으로 번질 수 있다. 서해안 HVDC는 이러한 계통 불안정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동시에 무탄소 전원의 수도권 공급을 실현하는 이중 목적 사업으로 설계됐다.
■제도·기술, 두 트랙 동시 정비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두 개의 트랙도 함께 가동 중이다. 제도 트랙의 핵심은 전력망 건설 촉진 특별법이다. 입지 선정 절차 단축, 환경영향평가 협의간주제 도입, 부대공사 인허가 의제 처리 등 착공 전 단계의 병목을 입법으로 해소하는 것이 골자다. 주민 의견 청취와 공청회 주체도 기존 지자체에서 한전으로 전환된다.
기술 트랙에서는 500kV급 HVDC 변환용 변압기 국산화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이 등급 변압기는 국내 생산이 불가능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국산화 개발에 착수한 것은 에너지고속도로를 단순 인프라 공사가 아닌 산업 정책과 연동된 국가 프로젝트로 설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전력망위원회는 'HVDC 산업육성전략'을 별도로 공표해 사업을 한국형 HVDC 산업 생태계 구축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구상하는 에너지고속도로는 서해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AC 기반 육지 8개 루트(345kV HVAC)와 DC 기반 해저 4개 루트를 합친 12개 루트를 병행 추진한다.
중장기 목표는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 지형을 활용한 'U자형 해상 전력망'이다. 서해(1단계), 남해(2단계), 동해(3단계)를 순차적으로 연결해 남부 산업지대와 동해안 신규 수요까지 커버하는 전력 슈퍼그리드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서해안 HVDC는 그 첫 번째 블록이다.
한전 관계자는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은 미래 전력 시스템 구축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HVDC 송전망 건설에는 9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한전은 과감한 공정 혁신과 민관 협력을 통해 1단계 사업의 2030년 준공이라는 도전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역량을 총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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