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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취소 할까”…'역대급' 해저화산, '다시 터질 준비 중'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6 08:55

수정 2026.04.06 14:02

일본 규슈 섬 지역 지도. 제4기 칼데라의 위치는 오른쪽 지도 점선 원. /사진=지오맵앱(GeoMapApp),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의 '키카이 칼데라에서 발생한 마그마의 진화 과정'(2024).
일본 규슈 섬 지역 지도. 제4기 칼데라의 위치는 오른쪽 지도 점선 원. /사진=지오맵앱(GeoMapApp),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의 '키카이 칼데라에서 발생한 마그마의 진화 과정'(2024).

[파이낸셜뉴스] 지난 1만년 동안 지구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분화를 일으켰던 일본의 남부 해저화산 키카이 칼데라가 활동을 재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거 대규모 분화 지점 바로 아래에서 마그마가 재축적되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서다.

지난 4일 일본 고베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게재한 논문에서 일본 가고시마현 류큐 열도 이오섬 인근 키카이 칼데라의 고대 분화 지점 아래 지하에서 마그마로 서서히 다시 차오르고 있다고 봤다.

키카이 칼데라는 약 7300년 전 단 한 차례의 폭발로 약 160㎦에 달하는 화산물질을 분출한 곳이다. 1980년 미국 세인트 헬런스 화산 분화 당시 방출량이 1㎦ 미만,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이 약 10㎦ 수준의 물질을 분출한 것에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당시 키카이 칼데라 폭발로 중소도시 하나를 삼킬 정도로 거대한 분화구가 해저에 형성되기도 했다. 분화 이후로도 키카이 칼데라는 3900여 년간 마그마가 칼데라 바닥을 뚫고 올라오면서 세계 최대 규모(32㎦)의 용암 돔을 만들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 용암 돔에 마그마를 공급하는 장소를 지도화하는 것이 목표였다.

연구를 이끈 지구물리학자 노부카즈 세아마는 “거대 칼데라 폭발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이해하려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양의 마그마가 축적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일본 해양지구과학기술청(JAMSTEC)과 함께 칼데라를 가로지르는 175㎞ 길이의 선상에 수중 센서 39개를 설치한 뒤 선박에 탑재된 에어건을 이용해 헤저에 음파를 발사해 1만 2000건 넘는 파동 기록을 분석해 해저면 아래의 내부 구조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연구 지역의 수심 지도. 지도 위 붉은색 실선은 탄성파 굴절 탐사선이고 사각형 영역 안에 키카이 칼데라 화산이 위치./그래픽=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 캡처
연구 지역의 수심 지도. 지도 위 붉은색 실선은 탄성파 굴절 탐사선이고 사각형 영역 안에 키카이 칼데라 화산이 위치./그래픽=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 캡처

이를 통해 키카이 칼데라의 해저면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상세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분석한 결과 과거 초대형 분화 때 작동한 마그마 저장소가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활성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화학 분석을 통해 용암 돔에 존재하는 마그마 물질의 화학 조성도 과거 분출물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세아마는 “이는 용암 돔 아래 마그마 저장소에 현재 존재하는 마그마가 새로 충전된 마그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평균적으로 1000년마다 약 8.2㎦ 이상의 마그마가 새로 흘러들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분화 이후의 시간을 고려하면 상당한 양의 마그마가 축적돼 왔을 것으로 봤다. 마그마 저장소의 부피가 220㎦나 될 것이라는 추정치도 내놨다.

논문은 “칼데라 바로 아래 얕은 곳에 있는 마그마 저장소에 용융물이 재주입되는 과정은 향후 거대한 칼데라 분화로 이어지는 단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키카이 칼데라의 마그마 재충전 양상은 미국 옐로스톤이나 인도네시아 토바호에서 확인된 대규모 얕은 마그마 시스템과 사실상 같은 패턴을 보인다.

연구진은 "칼데라 바로 아래 마그마 저장소로 마그마가 재주입되는 건 거대한 칼데라 분화로 이어지는 단계일 수 있다.
지진파 속도 감소율 관측 및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정보는 거대한 칼데라 분화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짚으면서 장기적인 관측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