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병원

지역 국립대병원 '패키지 지원' 승부수…'빅5 병원' 만큼 키운다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6 10:03

수정 2026.04.06 13:41

지역의 한 국립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지역의 한 국립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지역 국립대병원 경쟁력 강화를 위한 ‘패키지형 지원 대책’ 추진을 검토한다. 수도권 쏠림으로 심화된 의료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다만 과거 공공의료 강화 정책들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던 전례가 있어 실효성 논란도 함께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6일 보건복지부와 국회는 국립대병원의 인력·재정·기능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국립대학병원 육성대책’을 마련하고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복지부는 우선 필수의료 특별회계를 바탕으로 지역·병원별 특성을 고려해 우수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예산 지원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단순 재정 지원을 넘어 인력 확보, 처우 개선, 연구 인프라 확충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지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병원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추진하고, 병원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설계하면 이를 평가해 예산을 배분하는 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다.

각 국립대병원에는 5개년 발전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모든 병원이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을 지향하기보다, 지역 특성에 맞는 진료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고령화가 빠른 지역은 노인질환, 의료 수요 유출이 큰 지역은 암 치료를 특화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지역 국립대병원 전공의 비율을 현재 17.8%에서 20% 수준으로 확대하고, 노후 시설 개선도 병행할 방침이다.

업계는 이번 대책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성공 여부는 결국 의료 인력 유입을 얼마나 유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지역 의료 붕괴의 핵심 원인은 단순한 시설 부족이 아니라 의료진의 수도권 집중이었다. 특히 응급·외과·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는 낮은 수익성과 높은 업무 강도로 인해 기피 현상이 심화돼 왔다.

이번 대책이 당직 전문의 채용, 처우 개선 등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근무 환경과 보상 구조가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인력 이동을 유도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공의 정원 확대 역시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수련 이후 지역에 정착하지 않고 수도권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과거에도 공공의료 강화 정책을 펼친 바 있다. 지방의료원 확충, 공공병원 신설, 지역 책임의료기관 지정 등이다. 이를 통해 지역 의료 기반을 강화해 왔으나 이들 정책은 지역 의료진 확보에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지방의료원의 경우 시설과 장비는 개선됐지만 전문의 확보가 어려워 일부 진료과는 정상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 반복돼 왔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기존 정책과 다른 점으로 인력·재정·전략을 결합한 종합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병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재편하고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수도권 대형병원과의 격차가 큰 상황에서, 제한적인 재정 지원만으로 인력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체계 개편, 교수 정원 확대 등 핵심 과제가 관계부처 협의에 묶여 있는 점도 정책 실행의 변수로 지적된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