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중동발 공급망 불안 우려"...복지부, 긴급 관리 품목 집중 관리

정상희 기자,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6 13:31

수정 2026.04.06 17:16

중동발 공급망 우려에 필수 의료소모품 수급 불안 가능성
정부 집중 관리체계 가동하고 신속 대응키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6일 ‘중동 정세 대응 보건의약단체 2차 회의’ 및 ‘의료제품 수급안정 협력 선언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6일 ‘중동 정세 대응 보건의약단체 2차 회의’ 및 ‘의료제품 수급안정 협력 선언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중동 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의료현장에서 필수 의료소모품 수급 불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공급 지연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주사기 품절’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상황 악화에 대비해 주요 의료소모품을 긴급 관리 품목으로 지정하고 공급 안정화에 나섰다.

의료현장, 주사기 등 소모품 수급 불안 감지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병·의원 현장에서는 주사기와 수액 관련 제품 등 일부 의료소모품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실제 불편과 불안이 동시에 감지되고 있다.



소화기내과 전문의 A씨는 “최근 소모품 거래처로부터 주사기와 시린지 일부 규격이 품절이거나 공급이 제한되고 있다는 안내를 받고 있다”며 “기본 진료에 상시 사용되는 품목인 만큼 수급 불안이 길어질 경우 검사 준비나 처치 과정에서 불편이 발생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거래 업체에서도 입고 물량이 줄면서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고, 일부 온라인 소모품 판매처에서도 품절 표시가 늘거나 구매 수량 제한이 설정되는 모습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장 최전선의 체감도는 더 크다. 서울 구로구의 한 정형외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B씨는 “주사기와 수액 등을 주문하려고 보니 대부분 품절로 표시된다”며 “현재 보유한 물량 외에는 추가 주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실제 진료 과정에서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연결된다. 의료소모품의 원재료와 생산·유통망이 해외에 분산돼 있는 만큼, 외부 변수에 따라 수급 불안이 발생할 수 있어서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일부 의료소모품의 공급 차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히고, 현장에서는 구매 제한과 주문 취소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특히 주사기와 수액 관련 품목 등 기본 진료에 필수적인 소모품의 수급 불안이 이어질 경우 환자 진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부의 선제적 대응을 촉구했다.

정부, 의료제품 수급 대책 공유…6개 품목 집중 관리

정부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정은경 장관 주재로 ‘중동 정세 대응 보건의약단체 2차 회의’와 ‘의료제품 수급안정 협력 선언식’을 개최하고 민관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보건의료 분야 12개 단체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계부처가 참석해 의료제품 수급 상황과 대응 계획을 공유했다. 정부는 회의를 통해 의료현장 수요가 높고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품목을 중심으로 집중 관리 체계를 가동하고 신속 대응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현재 생산 단계에서는 산업부와 식약처가 원료 공급과 생산 상황을 점검하고, 의료기관과 약국 등 수요처에 대해서는 복지부가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범부처 대응 체계를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수액제 포장재, 수액세트, 점안제 포장재, 주사기, 주사침, 혈액투석제통 등 6개 품목을 대상으로 생산 및 공급 상황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복지부도 멸균 포장재, 약포장지, 약통, 의료폐기물 용기 등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기타 소모품에 대해서도 별도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모니터링 과정에서 수급 불안 품목이 추가로 확인될 경우 즉시 관리 대상에 포함하고 원료 공급 지원, 유통 질서 확립, 규제 개선 및 수가 조정 등 맞춤형 대응을 추진할 계획이다. 물량 선점이나 사재기 등 유통 질서 교란 행위를 막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한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신속한 행정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치료재료의 경우 환율 상승 등을 반영해 건강보험 수가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부와 보건의약단체는 ‘의료제품 수급안정 협력 선언’을 통해 공급망 병목 해소와 과다 구매 방지, 시장 질서 유지 등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의료제품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신속히 대응하겠다”며 “보건의약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