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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갈치 잡아먹으며 버텨” 호르무즈 갇힌 선원들의 사투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7 06:46

수정 2026.04.07 06:46

전쟁 이후 2000척 발 묶여... 선원 2만명 고통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유조선과 상선 등의 선원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나왔다.

4일 WSJ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있는 선박들은 1개월 넘게 오도 가도 못하고 표류 중이며, 선원들은 식량과 식수가 부족해지자 귀국을 위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페르시아만에 약 2000척의 선박이 발이 묶여 있으며 선원 2만명 이상이 갇혀 있는 상황이다.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200척도 채 되지 않아 대부분의 선원들은 한 달 넘게 배 안에 갇혀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유조선 ASP 아바나호에서는 페르시아만에 좌초된 지 19일째 되던 날인 지난달 18일 선장 라케시 란잔 싱(47)이 심장마비 증상을 보였으나 응급조치가 늦어져 사망하는 일도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선박에서 신선한 채소와 담수가 부족해지면서 선원들의 사투가 시작됐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초고주파 해상 무전기를 이용해 생존 요령과 전략을 공유 중이다.

일부 중국 선원들은 에어컨에서 나오는 응축수를 모아 샤워하고 빨래하는 모습을 촬영해 공유했고, 또 다른 선원들은 유조선 측면에서 참치, 오징어, 갈치를 잡아 요리해 먹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런던에 본부를 두고 100만 명의 선원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인 국제운수노동자연맹(ITWF)은 전쟁 이후 해협 인근 선원들로부터 약 1000건의 지원 요청 문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식량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신고가 늘어나고 있으며 200명의 선원은 배에서 내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

연맹의 직원 모하메드 아라체디는 “일부 선주들이 선원들을 위험에 노출시키면서 그곳에 배를 정박시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선원들은 원할 때 언제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영웅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선원 파견 회사들은 2배의 임금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으로 위험이 높아지면서, 선장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면 한 달에 2만6000달러(약 3900만원) 이상을 벌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